메리츠證, 자산 건전성 우려 메리츠캐피탈에 2000억 지원

신평 업계 “신용도에 유의미한 개선은 어려워”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메리츠캐피탈에 2000억원을 지원한다. 메리츠캐피탈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메리츠금융 제공)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이 발행하는 신주 400만주를 오는 17일 취득한다. 취득 규모는 총 2000억원이다. 메리츠캐피탈의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메리츠증권이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 변동은 없다.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브릿지론 등을 메리츠증권이 떠안는다. 메리츠증권은 매입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뒤 유동화회사에 매입 확약을 제공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대출참가계약 방식의 자산매각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3334억원(대출자산원금 기준) 규모 자산을 메리츠증권에, 951억원을 외부 펀드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되는 자산은 건전성 분류상 대부분 요주의 및 고정으로 분류된 자산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캐피탈은 이번 유상증자와 별도로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메리츠캐피탈 신용도에 유의미한 개선이 있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신평은 이날 보고서에서 “재무구조 개선계획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2022년 이후 높아진 시장금리로 조달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건전성 저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유상증자로 약 2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나 메리츠캐피탈이 부동산PF와 관련해 이미 인식한 대손비용 등을 고려할 때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가 일부 상쇄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지표가 개선될지라도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추가적인 대손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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