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주연·공동제작 '밤낚시', 1천원 스낵무비의 도전 (Oh!쎈 현장) [종합]
[OSEN=연휘선 기자] 단돈 1천원에 볼 수 있는 15분도 안되는 '스낵무비'가 개봉한다. 배우 손석구가 주연이자 공동제작자로 활약한 단편영화 '밤낚시'다.
11일 오후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단편영화 '밤낚시'(감독 문병곤)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한 문병곤 감독과 주연 배우겸 공동제작자 손석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밤낚시'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 단편영화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영화 '범죄도시2'로 큰 사랑을 받은 손석구가 평소 그와 절친했던 문병곤 감독과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이다. 문병곤 감독은 지난 2013년 단편영화 '세이프'로 한국 최초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인재다.
영화는 자동차의 시선으로 화면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시종일관 독특한 구도를 보여준다. 작품의 시작이 현대 자동차의 전기차에서 출발한 만큼 불가피한 제약이자 동시에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구도를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의 시선'이라는 출발점에 대해 문병곤 감독은 "처음에는 미션이었다. 자동차가 여행과 낚시와 어울리다고 생각하니 자동차에 어울리는 '요원'을 떠올렸다. 요원이 할 수 있는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이 뭘까 생각해 보니 강이 아닌 전기 자동차 충전소에서 낚시를 하는 거였다"라며 "'밤'을 강조한 것은 밤에 하는 낚시가 정서적으로도 차분해지는 것도 있고, 미스테리한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조금 더 의외성을 만들기 좋은 시간대라고 생각해 낮이 아닌 '밤낚시'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손석구는 공동제작으로도 작품에 참여헀다. 그는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제작을 담당한다는 건 지금 저의 일천한 경험으로는 감당도 안 되고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 때가 좋았던 것 같다. 또 숏폼 형태라 가능했던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처음 영화를 기획한 현대차에서 어떤 콘텐츠를 담는다고 했을 때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보다 이 모든 과정을 경험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에게 무한의 자유만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흔쾌히 제가 민망할 정도로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감사한 일이다. 이런 기회가 생긴 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연 배우로서는 어땠을까. 손석구는 "아무래도 1인극이다. 요원 혼자 나와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말이 10분이지 배우 혼자서 1분도 끌어가기가 상황에 따라서는 어려울 수 있어서 부담이 된 것도 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부담이 됐을 법한 설정이 하나도 어렵게 다가오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문병곤 감독이 제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이야기에 납득이 됐다. 어쩌다가 이런 이야기를 생각했는지 물었을 때 감독님이 저한테 말씀해주신 시작은 '나는 늘 혼자 밤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영감을 쫓는 과정이 너무 외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데, 그게 밤낚시라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라고 하더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다웠다. 그런 이야기라면 혼자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12분 59초에 불과한 작품임에도 손석구의 체력 소모는 상당했다고. 손석구는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 형님께 맞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2시간 영화를 찍은 것 같은 체력을 소모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나아가 문병곤 감독은 "영화 외적으로도 1천원 무비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어떤 실험 같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손석구는 "처음에는 저한테 연출을 물어보셨는데 고사했다. 친구이기 이전에 감독님의 영화 팬이기도 하다. 제가 단편영화를 만들 때 감독님의 멘토링도 많이 들었다"라며 강한 지지를 보였다.
'스낵무비'라는 독창적인 장르적 표현에 대해 손석구는 "저희가 처음부터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저희가 모여서 뭔가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게 목적이었지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 보여줄까는 상세하게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콘셉트가 어디선가 찾아낸 로스트 풋티지 느낌도 들더라. 리얼하게 나온 영상을 가장 시네마틱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극장에서 튼다면 좋을 거라 생각해서 강력하게 추천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약간의 침체기에 접어든 극장가에 활력을 더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관객 분들에겐 낯선 포맷이기 때문에 왜 단편영화를 극장에서 보냐는 질문에 우리는 스낵무비라는 타이틀로 우리 영화를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워딩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어봤다. 그 타이틀에 어울리도록 기존의 숏폼 영화보다는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제가 낚고 싶은 것은 저도 감독님과 비슷하다.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영화를 만든 문 감독님과 저의 앞으로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기대감. 이 둘은 이런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도전이니까 이 스낵무비를 시작으로 이런 형태가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는 다른 영감을 받은 다른 아티스트 분들이 하는 또 다른 형태의 재미 요소가 극장에서 생겼으면 좋겠다. 그런 영감을 낚아가시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작품의 짧은 길이에 대해 문병곤 감독은 "짧은 길이를 예상하고 썼다. 1인극이다 보니 계산을 철저히 해야 했다. 촬영 일수도 늘어나면 안돼서 애초에 그렇게 계획을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초 단위까지는 계산을 못했고 13분 정도는 예상했다. 13~15분 정도 분량을 예상했다"라고 덧붙였다.
문병곤 감독은 "처음엔 섣불리 선택한 것 같다. 자동차 카메라로 촬영하는 콘셉트의 영화라 유튜브에 찾아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찍으면서 깨달았다. 왜 안 찍는지. 그러면서 느낀게 안 될 것 같은 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과정에서 제가 조금 더 재미있게 찍을 수 있던 이유다. 그 전에 제가 이걸 하기로 마음 먹은 건 어려울 것 같아서 선택했다. 새롭기도 하지만 어려울 것 같더라. 저한테도 큰 숙제를 주고, 숙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손석구는 "창작자들에게는 즐거운 시도, 보시는 분들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지성원 전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아티스트와 기업의 콜라보, 기업의 비전과 아티스트의 창작 욕구가 콜라보가 된다는 게 제 주변에서 봤을 때도 말뿐인 공허한 콜라보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저희는 각자의 영역이 존중되면서 한 제품을 광고하기 위한 광고 성격의 콘텐츠가 아닌 진정으로 아티스트를 존중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그러면서도 기업의 비전이 보이고 저희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창작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서 아름다운 의미의 콜라보였다고 생각한다. 결과보다도 과정이 굉장히 즐겁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으면서 한 경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랜 친구인 문병곤 감독님과 여러분께 극장에서 보여줄 뭔가를 만든 게 뿌듯하다. 다시 한번 관객 여러분들이 색다른 경험을 극장에서 하고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곤 감독 역시 "저도 똑같이 생각한다"라며 "자유롭게 창작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계속 호기심이 생긴다. 어떤 반응이 올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보게될 관객 분들도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밤낚시'는 오는 14일부터 16일, 21일부터 23일까지 CGV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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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최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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