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간 같이 나눠 쓸래?”... 아픈 5살 제자에 간 떼 주기로 한 美 유치원 교사

박선민 기자 2024. 6.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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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인 에즈라(오른쪽)를 위해 간 기증을 결정한 커리사 피셔. /고펀드미 홈페이지

“헤이 에즈라! 내 간을 같이 쓸래?”

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만성 간질환으로 간이식이 필요한 5살 꼬마 제자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주기로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교사는 제자가 간기증자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적합 판정 검사를 받고, 주저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고 한다.

1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같은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주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커리사 피셔(20)와 제자 에즈라 토첵이다. 두 사람은 2022년 버펄로 인근의 작은 마을 올던에 있는 한 탁아소에서 처음 만났다.

피셔는 지난 3월 에즈라 어머니의 페이스북을 통해 에즈라가 간기증자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후 바로 기증을 결심, 에즈라가 치료를 받는 병원 뉴욕대학(NYU) 랑곤헬스를 찾아가 간이식 적합 검사를 받았다. 피셔는 “나는 가만히 앉아서 에즈라가 더 아파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며 “딱히 기증에 대해 망설이지도 않았다”고 했다.

다만 당시에는 적합 검사 사실을 에즈라 가족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혹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에즈라와 가족이 실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4일, 피셔는 최종 간 기증 적합 판정을 받았다. 피셔는 그제야 자신의 어머니와 에즈라 집을 방문, “헤이 에즈라! 내 간을 같이 나눠 쓸래?”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에즈라 양어머니 카렌 토첵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당초 카렌은 자신의 간을 에즈라에게 기증하려 했으나, 의료당국이 그가 7남매의 어머니이자 에즈라의 주 양육자라는 점을 들어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카렌은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아이를 위해 간을 기증하는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주는 살아있는 사람이 간 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 2주간의 ‘숙고 기간’을 준다. 번복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피셔의 경우 지난 7일 이 같은 숙고 기간이 끝났기에, 기증이 확정됐다.

현재 피셔와 에즈라 가족은 내달 수술 진행을 희망하고 있다. 피셔는 “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싶다”며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보고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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