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첨단산업에 100조 지원”
AI코리아펀드, 초격차프로그램도 조성
반도체 설비 17조원 투자
산은법 개정 전부터 ‘이전효과’ 위해 노력할 것
KDB 생명 매각 뼈아파…가치 제고 계획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첨단 전략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의 자본금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은의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 전 실질적 이전효과를 위해 상반기 중 부산·울산·경남 중심의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산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산은은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면, 모든 산업에서 연간 8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3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4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강 회장은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2027년까지 주요 첨단산업에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중”이라며 “산은은 최근 3년간 국내 제조업 설비투자액의 18.4%를 공급하고 있는 바,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 중 100조원 수준의 시설자금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의 출현이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코리아 펀드’를 출시하고, 3조원 규모의 ‘AI 초격차 프로그램’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AI 코리아 펀드는 이달 내 정부가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된 전 생태계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산업은행에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데에 대해선, 저리 대출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
강 회장은 “이를 위해 정부가 산은에 증자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 출자에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출자 전이라도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일정에 맞는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현재 대기업은 80bp(1bp=0.01%포인트), 중소기업은 120bp의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
강 회장은 이 같은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위해 산업은행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는 10년째 30조원에 묶여 있다. 현재 자본금은 26조원으로, 반도체 산업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과 올해 이미 예정된 증자금액 4000억원을 고려하면 자본금이 28조원이 돼 한도가 2조원 밖에 남지 않는다.
강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투입과 함께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의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산은이 정부에 매년 평균 4000억∼5000억원을 배당하는데 3년 정도라도 배당을 하지 않게 되면 은행 자본금이 1조5천억원 증액되고 15조원 정도 대출여력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가장 비슷한 기관이 독일의 정책금융기관인 KFW인데, 이 기관은 정부에 배당을 하지 않고 순이익 전부를 유보해 정책금융에 재투자한다”며 “정부와 함께 이를 들여다봤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지난 2022년 6월 취임한 강 회장은 같은 해 9월 발발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경색 대응 ▷대우조선해양·쌍용차 신규 투자유치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과제를 추진해왔다.
작년 매각 협상이 결렬된 HMM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회장은 "시간이 지나야 재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적으로 매각이 결렬된 KDB생명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그는 "KDB생명은 아픈 손가락 중 정말 아픈 손가락"이라며 “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원매자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KDB생명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고, 그 방안에 따라 (자회사 편입 등)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위기로 촉발돼 안정을 되찾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PF사업장 연착륙 방안의 벤치마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개인적으로 기쁘다”고 소감을 표했다. 그는 “채권단간 갈등은 은행 실무자 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3년 내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의 부산이전과 관련해서도 산은법 개정 전부터 실질적 이전효과를 내기 위해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달 내 이사회를 통해 조직개편 논의를 끝마칠 계획이다.
그는 “영·호남 지역 혁신생태계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조속히 신설하고 본부 산하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비롯해 지역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스케일업ᄁᆞ지 지원하는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hss@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박자금 사기 혐의 임창용 "법정서 억울함 풀 것"
- 또 남친이 죽였다…광진구서 흉기 찔린 채 발견된 20대女
- “인생 하차” 유서 공개 유재환, 죽을 고비 넘겼다…입원 치료 중
- “죽일 생각 없었다” 2살 남자아이 목 찌른 20대 日어린이집 교사
- ‘야인시대’ 그 男배우 “실제 주먹세계 보스 출신이었다” 깜짝 고백
- 피해자 탓하더니…'배달원 죽게 한 그 DJ' 징역 15년 구형에 한 말
- “푸바오 평생 못봐”…일반 공개 앞두고 ‘무단 촬영’ 中방송인 등 줄줄이 철퇴
- ‘소 트림’ 세금 매기려던 뉴질랜드, 농민 반발로 결국 무산
- 박세리 부녀 ‘법적 분쟁’…박세리父 ‘고소’한 박세리재단, 왜?
- 한혜진 "현역 모델 시절 52kg…25년 동안 딱 1kg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