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이의 살벌한 음악 살풀이 '도미노' [종합]
R&B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SAAY(쎄이)가 내면의 살벌한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마치 살풀이처럼 말이다. 유행이나 수치적 성과는 잠시 내려놓고, 누구나 숨기고 살법한 음지에 숨어있는 악한 감정을 노래하겠다는 작정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쎄이의 새 디지털 싱글 'DOMINO(도미노)'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다'라는 의미의 'SAY'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자 'A+'의 의미를 담은 'SAAY(쎄이)'는 2017년 7월 데뷔해 다양한 장르의 앨범을 선보인 아티스트다. 작곡, 안무 창작, 퍼포먼스 디렉팅까지 진두지휘해 업계가 주목하는 인재로도 통한다. 신곡 'DOMINO'는 클래식과 힙합이 결합된 미디어템포 알앤비&힙합 곡. 쎄이가 작사와 작곡에 직접 참여했다.
이날 쎄이는 발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개무량하다. 마지막 신곡 이후 6개월 만에 신곡이다. 데뷔 8년 차다. 어떤 걸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장르적, 방향적으로 쎄이가 처음 탄생했을 때 바이브의 기반을 잡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원 발매보단 새로운 챕터를 여는 발돋움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쎄이로 가장 잘하는 장르에 도전했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 춤을 먼저 시작했다. 퍼포먼스에 대한 욕심이 컸다. 쎄이가 가장 잘 표현할 퍼포먼스를 내 몸을 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안무 디렉팅, 티칭 과정 등에 모두 참여했다. 가장 잘하는 것들이 아우러진 곡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편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곡작업하고 프로듀싱하는 건 원래 진행하는 프로세스라 당연하게 참여했다. 애정하는 동생들인 아이반, 위댐보이즈와 함께 만들어낸 그림을 드러내고 싶었다. 데뷔하고 16~17년도 당시에는 가장 잘하는 걸 냈다. 이후에는 대중의 사랑도 고려했다. 이번 곡에서는 조금 대중에 대한 고려는 덜어냈다"고 덧붙였다.
'도미노'는 모든 가사가 영어로 구성되었다. 대중성보단 멋스러움, 자기만족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쎄이는 "해외 생활을 오래 했기에 영어가 편한 사람이다. 한글로 표현했을 때 와닿는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 바이브가 영어에 조금 더 장르적 멋스러움이 표현될 거 같다"고 전했다.
초심을 찾아 '쎄이의 바이브'를 가장 잘 표할 수 있는 곡이 바로 '도미노'라고. 그는 "음악을 할 때 정말 직접 모든 걸 만든다. 스케치부터 악기를 얹는 과정까지. 모두 내 손을 거친다. 나와 작업한 이들은 다 알고 있다. 뮤비 시놉시스까지 들여다본다. '쎄이의 바이브'는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곡 작업 레퍼런스도 없는 편이다. 나의 작업물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도 쎄이의 음악스러운 건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맥락에서 '쎄이의 바이브'라고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뭘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 시점이었다. 난 스스로를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인이다. 올라가다가 고립 상태가 오는 것을 슬럼프라고 하지 않나. 어찌 더 좋은 둥지로 날아갈 수 있는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비주류 장르에서 이렇게 공백기 없이 오래 활동하긴 힘들다"며 "그걸 해냈더니, 더 이상 뭘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 보컬, 작곡 등 모든 음악은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슬럼프가 심해지기 전에 순수하게 음악 하던 시절을 되찾자는 결심이 떠올랐다"고 강조한 그다.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음악 생활을 한 지 16년 정도 됐다. 어디에도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바닥이더라. 겉으로 보여지고 심사 받아야 하는 포지션이라 그것에 치중하며 살아왔다. 그 와중에도 내 바이브를 지키려고 목을 맸던 기억이다. 나이 앞자리가 3으로 바뀌고 나니까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내면 속 자아에 어두운 면모를 음악적으로 자신 있게 드러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이라 우울, 공허 등 슬픈 감정이 있다. 대중 눈치 보느라 표현하지 못한 거 같아 악한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곡"이라고 강조한 그다.
유행보단 대중성을 택한 이유에 대해 쎄이는 "유행하지 않아도 좋다. 최소한 난 그렇다. 대중 가수라고 하는 타이틀이 아티스트나 직접 곡을 쓰는 이들에겐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곡이고 좋은 아티스트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대중성을 얻는다. 오래 일하다 보니 단독 콘서트도 하게 되더라. 열심히 하다 보면 대중성은 스스로 쌓이더라.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 했다"며 "나 스스로를 달래주는 곡이다. 음악을 살풀이처럼 해봤다. 앞에서는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 웃어야 하는 건 모든 이들의 숙명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지치지 않나. 그런 이들이 이 감정에 집중하길"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쎄이는 '도미노'에 대해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내가 잘하고, 잘할 수 있는 교집합에 근접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진 않을 거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결과물 중엔 최고라고 만족한다. 제대로 된 쎄이의 작업물이 오랜만에 나온 느낌이다. 수치나 숫자는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에 대한 노력의 보답만 있어도 뿌듯할 정도로 보람이 크다"며 "내가 바란 리액션은 '아직도 성장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원하는 반응이라면, 무조건 가능성을 보여주는 거다. 내 성격이 리뷰, 댓글을 찾아보지 못한다. 앨범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럴 기운이 부족하다. 이곡부터는 너무 궁금해 찾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iMBC 이호영 | 사진출처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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