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 건립 물러선 오세훈 “여론 지켜볼 것”

기민도 기자 2024. 6. 11.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적지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1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측으로부터 이 장소(송현광장)가 최적지라는 요청을 받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2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3회 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적지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대하는 쪽을 설득하는 일도 민간단체인 건립추진위원회 쪽으로 미뤘다. 지난 2월 서울시의회 답변이나 같은 달 기자간담회 때의 발언 강도에 견주면 추진 의지를 확연히 누그러뜨린 모습이다.

오 시장은 1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측으로부터 이 장소(송현광장)가 최적지라는 요청을 받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국민적 논의가 이뤄질 시간적 여유를 갖고, 논의 결과 여론이 형성되는 데에 따라 이곳(송현광장)이 가장 적지냐 하는 논의가 시 차원에서 있어야겠고, 의회 차원에서도 의견을 모아야 일이 진척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오 시장의 이런 발언은 지난 2월23일 시정질문 당시 답변과 결을 달리한다. 오 시장은 당시 이승만기념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최재란 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하면서 “건립 장소로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광장”이라고 했다. 나흘 뒤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해 송현광장에 이건희미술관 외엔 아무것도 못 짓게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송현광장은 굉장히 넓다. 건물 두개가 들어가도 전체의 5분의 1 정도다. 그것도 이건희미술관은 동쪽 끝에, 이승만기념관은 균형 잡힌 배치를 위해 서쪽 끝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이승만기념관의 송현광장 건립을 기정사실화한 듯한 발언이었다.

오 시장은 반대 의견을 설득하는 문제도 건립추진위원회 쪽에 공을 넘겼다. 오 시장은 이날 “대표적으로 불교계에서 (송현동 이승만기념관에) 반대를 표명하고 계셔서 얼마 전 건립추진위 쪽에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이 계시니 직접 협의해주실 수 없겠느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송현광장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가장 큰 장해물인 불교계 반발을 무마하는 일을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기구인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 미룬 것이다. 서울시나 오 시장이 송현동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위해 굳이 앞장서 총대를 메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2월 시정질문 때는 “어느 정도 송현동으로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서울시가) 불교계와 협의도 하고 설득이 필요하다면 설득도 하겠다”고 했었다.

오 시장의 이런 기류 변화와 관련해 역사학계 등에선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송현동 이승만기념관은 대통령실과 여권, 보수 진영이 밀어붙이니 할 수 없이 오 시장도 총대를 멨던 것인데, 총선에서 참패하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추락했기 때문에 기세가 꺾인 것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민감한 것은 국민 여론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 쪽은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2월엔 (오 시장 발언에서) 송현동이 갑자기 구체화되니 (송현동 기념관에) 적극적인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시민들 뜻을 묻고 하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