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B급 장르의 진수 '핸섬가이즈' 美친 영화의 탄생(종합)

조연경 기자 2024. 6. 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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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장르를 다 담았다고? "거짓말!" 작정하고 웃기고, 무섭고, 감동까지 더한, 작품의 정체성이 '원맨쇼'인 영화가 나왔다.

11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 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된 영화 '핸섬가이즈(남동협 감독)'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과 상구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 영화다. '터커 & 데일 vs 이블'(Tucker & Dale vs Evil·2010)을 원작으로 한국 스타일에 맞춰 장르 변형, 스토리 추가 등 전반적인 리메이크 과정을 거쳤다.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남동협 감독은 "'핸섬가이즈'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시기가 있다. 제작사 대표님께서 제가 일하는 것이 마음에 드셨는지 눈 여겨 보고 계시다가 '우리 회사에서 감독 준비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감사한 제안을 주셨다. 어떤 작품으로 데뷔 준비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끝에,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원작을 말씀 드렸고, 다행히 저와 잘 어울리겠다 긍정적으로 봐 주셔서 판권 구입을 하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판 '핸섬가이즈'는 원작에 없는 오컬트 장르를 메인 장르 중 하나로 내세운다. 남 감독은 "원작 그대로 가도 충분히 매력 있었겠지만, 한국 영화로 만들기에는 국내 정서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 기본 콘셉트와 캐릭터를 갖고 오되, 전반적으로 영화 톤에 변화를 주는 작업을 하게 됐다. 그 결과 다소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오락성과 재미를 더하기 위한 오컬트 장르 요소들을 결합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더 이상하고 엉뚱한 상황으로 몰아 넣을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베일 벗은 '핸섬가이즈'는 단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뒤통수 맞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극장에 가야 마땅하다. 코미디를 베이스로 스릴러 공포 오컬트 악령 좀비 멜로 휴먼 판타지 SF까지 현존하는 모든 장르를 담아낸 것은 물론, '권선징악'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도 전달한다. 외화로는 '나 홀로 집에' '킹스맨'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을 '핸섬가이즈'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대환장 콤비' 브로맨스 앙상블의 새 기준점이 될 이성민 이희준의 만남은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만, '재능 낭비'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놀라운 도전을 강행했다. 구릿빛 피부와 꽁지머리가 빛나는 험상 궂은 외모와 달리 한없이 새침하고 부끄러움 많은 성격의 소유자 터프가이 재필, 마성의 도적 덩치와 미남의 상징 장발 비주얼을 장착한 순박한 섹시가이 상구는 보고 있어도 계속 보고 싶은 투샷이다.

이성민 이희준은 비주얼적인 면에서 비호감으로 비춰져야 하지만 이미 대중들에게 호감도 높은 배우들이다. 캐스팅에 대해 남동협 감독은 "이성민 이희준 배우들이 못생기지 않았지만 현빈 강동원은 또 아니어서"라고 읊조려 웃음을 자아내더니 "재필 상구는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로 봤다. 말 그대로 천의 얼굴, 모든 역할을 자신의 캐릭터로 소화할 수 있는 성민 선배님과 한국의 조커 같은 연기 천재 이희준 배우에게 망설임 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드렸다"는 진심을 표했다.

이성민은 "준비는 다른 영화를 준비할 때와 비슷하게 진행을 했는데, 재필은 유독 외모가 신경 쓰였던 역할이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나온 것 같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희준은 "개인적으로는 외모가 망가뜨려지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단언해 좌중을 폭소케 하더니 "분장과 의상의 도움으로 상구의 외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외모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더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할 수 있을까' 찾아가면서 연기했던 작업이라 더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비주얼 경쟁에 대해서는 이성민은 "난 경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이희준은 "난 위기를 느꼈다. 선배님이 일 많이 하는 바깥 양반처럼 겉 피부는 태우고, 배는 하얗게 드러낼 때, 나는 '부황 자국을 해야겠다!' 싶었다. 아주 즐거운 경쟁이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박지환은 "내 첫 촬영이 두 분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신이었다. 저도 영화 하면서 나름 신기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 봤는데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영화야?' 싶었다. 예상을 벗어났다"고 입증했다.

이성민 이희준과 함께 공승연은 드림하우스에 우연히 찾아온 대학생 미나로 강단있고 화끈한 매력을 선보이고, 박지환은 불의를 보면 무조건 직진하는 열혈 경찰 최 소장, 이규형은 최 소장의 파트너이자 백지처럼 하얀 마음을 가진 정의 경찰 남 순경 역을 맡아 재필과 상구 못지 않은 콤비 플레이를 뽐낸다. 빌런파 장동주 김도훈 빈찬욱 정화의 존재감과, 박경혜 임원희 우현의 특별출연도 빛을 발한다.

공승연은 "풋풋하고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느낌을 많이 내기 위해 증량을 조금 하기도 했다"며 "연기 하면서 가끔 길을 잃거나 그럴 때 선배님들 도움을 많이 받았고, 선배님들은 물론 친구들과 화기애애한 현장에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핸섬가이즈'에서도 역대급 명장면을 탄생 시킨 박지환은 "흔히 좀비라고 하면 생각하는 기존의 움직임이 있지 않나. 근데 이 작품은 코미디 영화다 보니 똑같으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유니크하고 독창적이면서 이 영화에 어울릴까' 고민했고, 연습실을 이틀 빌려 혼자 계속 움직여 보기도 했다. 무용하는 친구를 불러 '괜찮아?' 자문을 구하기도 했는데, 친구가 마이클 잭슨 음악을 딱 트는 순간 갑자기 재미있는 춤이 연상 되면서 지금의 연기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이희준은 "대본에는 단지 '악령이 들었다'라고만 돼 있었고, 나머지는 지환 배우가 다 창작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대학생 친구들이 처음에 노멀한 움직임을 연기하길래 제가 '지환 선배 봐라. 귀신을 저렇게 표현하는데 너네들 지금 그렇게 하면 어떡하냐' 하기도 했다. 그 다음부터는 몸을 막 움직이더라. 악령의 기준점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극찬과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남동협 감독은 "정확하게 바이러스로 표현되는 좀비는 아니고, 악령 들린 악마의 졸개? 악령 들린 시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부활 장면 같은 경우처음에 지환 배우가 너무 하드코어한 연기를 준비해 오셨더라. 전갈 자세로 발부터 올라왔다가 엑소시스트처럼 네 발로 뛰는 연기였는데, 그 장면도 충분히 좋았지만 상상한 것보다 더 강해 나조차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다음 버전으로 가자' 해서 지금의 컷을 선택했다. 정말 대단한 배우다"라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이성민은 "'핸섬가이즈'는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잠시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것 같다. 웃다 보니 2시간이 훅 지나간다. 그런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의미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많이 웃고 가셨으면 좋겠다", 이희준은 "예측불가하고, 여러가지 장르가 맛있게 섞여있는 영화다. 관람하는 동안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핸섬가이즈'는 오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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