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신화→16년 만에 감독으로 재회', 이승엽 "늘 상상했다" 스승 김경문과 맞대결 특별한 소회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2024. 6. 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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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드린다. 늘 상상을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경문 감독에 대해 "항상 감사드린다"면서도 "지금은 상대팀이니 냉정하게 팀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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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이 11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을 만나 밝은 미소와 함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항상 감사드린다. 늘 상상을 했다."

2년차 지도자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이 특별한 맞대결을 벌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주역이 될 수 있게 무한 신뢰를 나타냈던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과 특별한 재회를 하게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경문 감독에 대해 "항상 감사드린다"면서도 "지금은 상대팀이니 냉정하게 팀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의 인연은 짧고도 강렬했다. 2008년 이승엽 감독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김경문 감독은 두산을 이끌던 시절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국민타자라는 칭호와 어울리지 않게 이승엽은 7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끝없는 믿음을 나타냈고 준결승에서 한국의 메달을 안기는 극적인 홈런을 날리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결승에서도 짜릿한 홈런포를 작렬한 한국은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두 사령탑의 커리어에 크나 큰 족적을 남긴 일이었다.

선수 이승엽은 2023년 두산의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2018년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지만 성과가 아쉬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왼쪽)과 김경문 한화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쉽사리 성사될 것 같지 않던 둘의 특별한 만남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 최원호 전 감독이 물러나 공석이 된 자리에 한화는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6년 만에 프로야구로 돌아왔고 지난 4일부터 한화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며 시작한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선 1무 2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감독으로 7번째 경기에서 제자를 만나게 됐다.

사제 간의 맞대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고 현장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김 감독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 감독이 먼저 고개를 숙이자 대선배 김 감독도 함께 고개를 숙이며 존중을 보였다. 이 감독은 "역시 김경문 감독님"이라고 추켜세우더니 "상상은 항상 하고 있었다. 감독님은 언제든지 복귀를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상대팀으로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통산 896승을 기록한 채 한화 지휘봉을 잡았고 부임 직후 3연승을 달리며 900승에 1승만을 남겨 뒀다. 그러나 양보는 없다.

두산은 지난달 9연승 뒤 2연패, 다시 5연승 뒤 3연패, 이달 들어서도 5연승 뒤 1패에 그치며 연승 후유증을 이어가지 않고 있다. 두산이 37승 28패 2무로 선두 LG 트윈스에 고작 1.5경기 뒤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연패로 이어가지 않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한화를 만났다.

이 감독은 "지난주 정말 힘든 6연전이었다. 연장도 가고 투수 소모도 많았지만 그래도 승리를 했기에 체감은 그나마 덜 하고 기분 좋게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 경기에 졌지만 그 과정도 깔끔했다"면서도 "이번 6연전은 또 다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연전의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두산 양의지(왼쪽)가 경기 전 은사 김경문 한화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 부임 후 도루 하위권에 있는 한화는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도루 저지가 취약점으로 꼽히는 팀. 그럼에도 이 감독은 "전혀 걱정 안한다. 도루 저지가 생각처럼 안 되고 있지만 변화구를 던진다든지,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이라든지 템포가 길면 아무리 좋은 포수라도 저지가 어렵다"며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데 포수의 능력 부족으로 도루를 허용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투수들도 조금 더 주자를 묶어둘 필요성이 있고 포수도 뛰는 주자들이 있으면 템포라든지 이런 걸 변화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도루 저지율을 커버할 수 있는 포수들의 리드가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5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선발 곽빈에 대해선 "원래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다. 6월에도 좋지 않나. 최초로 두 달 연속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지금처럼 부상만 당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지금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면 국내 최고의 선발 투수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에 대해 묻자 "전혀 걱정 하지 않았다. 곽빈 선수는 분명히 레벨업이 됐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성숙해졌다"며 "본인도 좋은 투구를 펼쳤기에 승리 투수가 되지 않았다고 의기소침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NC전에서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와 선수들을 응원하더라. 진짜 대선수가 되는 과정에 있구나 싶었다"고 감탄했다.

두산은 헨리 라모스(우익수)-이유찬(2루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강승호(1루수)-전민재(유격수)-조수행(중견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곽빈이다.

서로 고개를 숙여 예우를 하는 두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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