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빌라왕’ 연루 120억대 전세사기 주범 징역 12년

인천지법 “생활기반 흔든 중범죄 엄벌”
공인중개사 등 공범 4명도 징역 7~9년

인천지법 전경. 지홍구기자

2년 전 인천에서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주범과 공범 5명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 윤정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씨(28·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윤 판사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B씨(48·여) 등 4명에게 징역 7∼9년을 각각 선고했다.

윤 판사는 “피고인들은 주택시장의 거래 질서를 교란했고 서민의 전 재산일 수도 있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챘다”면서 “그들의 생활 기반을 흔드는 중대 범죄여서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윤 판사는 “피해자들이 많고 피해 규모도 커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면서도 “일부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 5명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인천 일대에서 세입자 80여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2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119채를 사들였다.

이후 그는 공범들과 함께 실제 매매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고는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