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일찍 찾아온 '폭염'에…빙과 관련 주 급등

박효정 2024. 6. 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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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경제부 박효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더위 관련 소식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늘 서울 낮 기온이 32도를 기록했는데요.

벌써부터 이렇게 더워 어쩌나 싶은데, 주식 시장부터 반응을 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이스크림 만드는 회사 주가가 급등한 건데요.

어제 오후 기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종목을 포함해 상위 5개 종목 모두 아이스크림 관련주가 차지했습니다.

메로나와 바나나우유 만드는 빙그레는 24% 올랐고, 해태제과는 29% 넘게 올랐습니다.

특히 빙그레는 장중에 11만 5500원까지 오르면서 1년 내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죠스바, 월드콘 만들어 파는 롯데웰푸드 역시 어제 12% 상승한 17만원대에 거래됐습니다.

이번 주부터 한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고 경상권에서는 첫 폭염특보가 발효됐는데요.

때 이른 더위에 시원한 빙과류 만드는 회사 주가가 먼저 급등한 것입니다.

[앵커]

'때 이른 더위'라고 말씀드리지만 해마다 더위가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은데, 기후 탓에 식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에 사과와 배 같은 과일을 비롯해서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렌지주스나 코코아 같은 식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요.

오렌지주스 농축액의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파운드당 5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전 세계 오렌지주스의 70%를 브라질산으로 만드는데, 최근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국제 코코아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톤당 약 2,500달러 선을 유지했는데요.

하지만 국제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지난해부터 심각한 가뭄이 번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연말 4,500달러까지 올랐고.

투기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4월 중순에는 1만1000달러까지 갔습니다.

올리브유도 가격이 급등한 품목인데요.

지중해 연안국의 가뭄 피해로 생산량이 줄면서 1년 새 40%가량 올랐습니다.

스페인 슈퍼마켓에서는 비싼 주류나 와인병에만 도난 방지 태그를 달았는데, 비싸진 가격에 올리브유 절도가 늘어나자 보안 태그를 올리브유에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 커피 가격인데요.

원두 가격은 베트남 가뭄과 브라질 냉해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연초와 비교하면 36% 오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게 폭염으로 식량이 부족해져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기후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 때문에 2035년까지 식량 물가가 연간 최대 3.2%포인트 오르고.

전체 물가는 연간 최대 1.2%포인트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초품아'는 들어봤는데요.

'개품아'는 무슨 뜻입니까?

[기자]

네,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대신, 개를 품은 아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에 아이들이 아닌 반려견을 위한 놀이터를 만드는 곳이 있다는 건데요.

대우건설은 2019년 의왕에 건설한 아파트에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었고, 한화건설은 전국 7곳 아파트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했습니다.

포스코, 쌍용건설, 태영건설 등의 대형건설사들도 반려견 인구 증가에 맞춰서 놀이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랑 조금 다른데요, 울타리가 넓게 쳐져 있고.

강아지들이 통과하면서 놀거나 징검다리를 건너거나 하는 시설물들이 설치가 돼 있습니다.

물론 주민들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건설사에 확인한 바로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가정 입장에서는 시끄럽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반려견 놀이터가 당장 크게 확장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견 키우시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을 훌쩍 넘어섰는데요.

5천만 국민 중 4분의 1이 반려견을 키우는 셈입니다.

반려동물에 쓰는 연간 카드 지출액도 꾸준히 늘어나서, 2019년엔 26만원이었지만 2022년엔 35만원을 넘었습니다.

씁쓸한 현실은 반대로 저출생은 갈수록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0년 0.84명, 이듬해 0.81명으로 낮아졌고 작년엔 0.72명으로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관련해서 한가지 흥미로운 지표가 있네요.

반려견 사료 판매가 아기 분유 판매량을 추월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출생과 반려동물 인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와 이유식 판매량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이 분석한 자료 보시면, 올해 1∼5월 기준 반려견 사료와 아기 분유 판매량 비중을 비교해보면 각각 69%, 31%로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까지는 분유와 이유식 판매 비중이 높았는데 2021년부터 수치가 역전됐습니다.

2022년에는 사료 판매가 54%, 작년 55%로 줄곧 분유 판매량과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출산율을 반영하는 소비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여름 휴가철 다가오는데, 뜨는 여행자보험이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통 해외 가실 때 여행자보험 가입하시는 편일까요?

네, 저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1만~2만원짜리 소액상품을 가입하고 가는 편인데요.

무사히 돌아오면 보험은 소멸될 뿐이지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런데 해외여행 후 별 탈 없이 무사히 귀국하면 보험료의 10%를 돌려주는 여행자보험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선 디지털 손해보험사죠,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지난해 5월 내놓은 상품인데요.

사고 없이 귀국하면 가입자 모두에게 '안전 귀국 환급금' 10%를 제공합니다.

사고가 나야만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기존 상품과 차별화하며 인기를 끌었고,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보험사도 비슷한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KB손해보험은 귀국 축하금 이라는걸 만들어서 사고 유무와 상관없이 보험료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앵커]

무사 귀국을 축하한다니,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네요.

금융당국에서는 별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나요?

[기자]

네, 기존의 보험체계를 비트는 상품인 만큼 논란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은 보험자가 사고로 인해 생기는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건데요.

사고가 나지 않았고 아무런 손해가 없는데 보상하는 것은 손해보험 기본 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환급금이 보험료에 미리 반영된 게 아니냐, 이런 비판도 따라옵니다.

보험료는 순보험료와 사업비 보험료로 구분되는데요.

경쟁이 과열되면 보험 혜택과 상관없는 사업비를 일부러 더 높게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런 여행자보험이 다른 상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리냐에 따라 손해보험 업계 전략과 마케팅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음은 쿠팡 관련이네요.

PB상품, 그러니까 자사 브랜드 제품을 부당하게 띄웠다는 의혹이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입니다.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 그러니까 자사 브랜드 상품에 긍정적인 리뷰를 쓰게 하거나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조정해 상위에 노출되도록 했다는의혹입니다.

참여연대가 지난 4일 밝힌 내용을 보시면 한 사람이 40일 사이에 마스크 600장, 고양이 모래 210리터를 구매한 경우가 발견됐다고 하고요.

"리뷰에는 그 어떤 곳에도 직원이나 체험단이었다는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PB 방역 마스크에는 평점 5점을 줬던 소비자들이 경쟁사 방역 마스크에는 1점을 줬다"며 "이게 정상적인 소비 행태이고 정상적인 리뷰라고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쿠팡은 이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지난 4월 공개한 입장문을 보면,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해 "유통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다"고 주장했고요.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유통업의 본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도 반박했습니다.

또 임직원 상품평을 통해 PB상품을 검색창 위에 노출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공정위 조사를 봐야겠지만, 결국 알고리즘이란게 소비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모든 빅테크 플랫폼은 사용자와 사회를 위해 알고리즘을 짠다고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플랫폼의 자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하는 부분 또한 작지 않은데요.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것을 넘어 아예 자체브랜드, PB 상품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PB 상품은 보다 위쪽에 배치되는 사례가 많구요, 결국 독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PB상품을 마트나 편의점에서 본다면 직관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오프라인 공간은 좀 다르죠.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때부터 소비자 권익 지키기가 더 어려운 건데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각각 구글의 광고 사업이 독점적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거나, 공정위도 지난달 쿠팡을 상대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 형사고발을 검토하는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앵커]

마지막 소식입니다.

육아퇴직 제도가 은행권에 확산하고 있다고요.

육아를 위해 퇴직한다는 건데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네, 아이 키우는 제 입장에서 눈이 번쩍 뜨였던 소식입니다.

육아퇴직은 퇴사 후 2~3년간 아이를 돌본 뒤에 다시 입사하는 제도입니다.

은행권에서 먼저 시작됐는데요.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지원을 받아서 총 35명이 육아퇴직을 신청했습니다.

우리은행의 육아퇴직 조건을 보시면요, 만 7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이 대상이고, 퇴사 2년 6개월 뒤 퇴직 전 직급 그대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간 쌓은 인사 평가와 연수 이력 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은행권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고, 직원 45명이 재채용을 보장받고 퇴직했습니다.

은행의 육아휴직은 보통 2년인데 여기에 육아퇴직 3년까지 합쳐 최대 5년간 아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기회를 줬습니다.

은행들이 '육아퇴직' 제도를 잇달아 도입한 이유는 직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인데요.

"2~3년 정도 아이를 돌본 후 다시 회사로 돌아와 일할 기회를 얻고 싶다"는 직원이 많아지자 이를 제도화한 것입니다.

육아퇴직 제도가 정착되면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 없이 보다 긴 시간 양육에 집중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앵커]

다른 업계로도 확산되면 저출생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업계에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퇴직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경력 단절 없이 일과 가정 모두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적했죠, 한국은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게 특히 어렵다.

그래서 저출생을 해결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한편에선 육아퇴직 제도가 저출생·고령화와 맞물려 입사와 퇴사를 자유롭게 반복되는 이른바 'n퇴 시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일본의 경우 저희보다 빨리 고령화를 겪고 있고 고령 퇴직자의 재채용이 활발한데요.

육아퇴직은 물론 희망퇴직, 정년 퇴직자들도 재입사를 반복하는 현상이 금융권을 넘어서 다양한 업종에 확산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박효정 기자와 경제쏙쏙 함께했습니다.

박효정 기자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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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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