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잡아라 파리行 티켓전쟁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6.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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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골프 8월 1일 '티샷'
男·女 출전권 각 60명
세계 랭킹순으로 가려
女 고진영·김효주 유력
양희영·신지애 반전 노려
男 김주형·안병훈 앞서
'상승세' 임성재 역전 기대
왼쪽부터 안병훈, 김주형, 고진영, 김효주 임성재, 신지애, 양희영

8년 전 박인비의 영광을 재현할 한국 골퍼가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할까. 그보다 먼저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올림픽 출전권 경쟁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설 한국 남녀 골프대표팀 주인공이 이달 최종 가려진다. 경쟁자 윤곽은 드러났다. 남자대표팀은 김주형, 안병훈, 임성재 3파전 양상이다. 여자대표팀은 고진영, 김효주가 유력한 가운데 양희영과 신지애가 막판 반전을 통해 출전권 추가 획득을 노린다.

남자는 17일, 여자는 24일 확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12년 만에 부활했던 올림픽 골프는 2021년 도쿄 대회를 거쳐 2024년 파리 대회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선보인다. 파리올림픽 골프는 8월 1일부터 나흘간 남자부, 8월 7일부터 나흘 동안 여자부가 프랑스 파리 근교 르 골프 나쇼날(파71)에서 순차적으로 치러진다.

파리올림픽 골프에 걸린 금메달 수는 이전 두 대회와 마찬가지로 총 2개이며, 남녀 모두 개인전 경쟁이 펼쳐진다. 남녀 각각 60명이 출전하는 선수 최종 엔트리는 이달 발표될 세계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세계 랭킹은 최근 2년간 해당 선수가 낸 성적에 따라 산출한다. 최근 나선 대회에서 성적이 좋다면 그만큼 세계 랭킹을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하는 세계 랭킹 기준 시점은 남자부 6월 17일, 여자부 6월 24일이다. 모두 메이저 대회가 끝난 뒤다. 남자 골프는 14일부터 나흘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빌리지의 파인허스트 리조트&컨트리클럽에서 제124회 US오픈이 열린다. 여자 골프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워싱턴주 사할리 컨트리클럽에서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이 개최된다.

현재 한국이 가져갈 올림픽 골프 티켓은 총 4장. 남녀 2장씩이다. 물론 여자대표팀에서는 출전권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세계 15위 이내에 든 선수가 많은 나라는 최대 4명까지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 골프는 앞서 리우·도쿄 대회 모두 톱10에 포함된 선수들이 4장씩 가져갔다. 리우 대회 때는 박인비(3위), 김세영(5위), 양희영(6위), 전인지(8위) 등 4명이 출전했고, 당시 10위였던 장하나는 세계 랭킹 톱10에 들고도 나서지 못했다. 도쿄 대회 당시에도 고진영(2위), 박인비(3위), 김세영(4위), 김효주(6위) 등 올림픽 출전 멤버 모두 세계 톱10에 올랐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 모두 2명씩 출전했던 남자 골프는 리우 대회 때 안병훈과 왕정훈, 도쿄 대회 때 임성재와 김시우가 나섰다. 다만 여자 골프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예년처럼 출전권 4장을 모두 확보할 가능성은 낮다. 세계 7위 고진영, 11위 김효주 외에 다른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부진한 탓이다. 그나마 양희영, 신지애가 막판 반전할 기회는 있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올림픽 출전권 확보가 가능하다. 메이저 대회는 다른 일반 대회보다 랭킹 포인트가 높다.

여자 골프에 비해 남자 골프의 파리올림픽 출전 경쟁은 뜨겁다. 당초 올해 초만 해도 세계 랭킹 경쟁에서 김주형, 임성재가 한발 앞서가 유력 후보로 꼽혔다. 1월 첫 주 세계 랭킹에서 김주형이 11위, 임성재가 26위에 올라 김시우(46위), 안병훈(52위)과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안병훈이 판을 깼다. 1월 소니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5차례나 톱10에 올랐다.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려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PGA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도 나섰던 안병훈은 지난달 더CJ컵에서 공동 4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3위를 기록해 세계 랭킹을 23위까지 끌어올렸다. 5월 4주 차에는 안병훈이 김주형을 제치고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다.

안병훈이 상승세를 타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김주형, 임성재가 영향을 받고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펼쳐졌다. 출전권 확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다른 선수들도 막바지에 접어들며 힘을 냈다. 올 시즌 개막 후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던 김주형은 지난 3일 끝난 RBC 캐나다오픈에서 공동 4위로 올 시즌 첫 톱10에 들면서 급한 불을 껐다. 임성재도 10일 종료된 '특급 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공동 8위로 마쳐 올 시즌 PGA 투어에서 4번째 톱10을 기록하고 마지막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10일 오후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김주형이 22위, 안병훈이 23위, 임성재가 30위에 랭크됐다. 세계 45위 김시우도 산술적으로는 US오픈 결과에 따라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예비 후보'로 꼽힌다.

韓 골프, 8년 만의 금 도전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골프는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기대한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획득해 메이저 4개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더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서는 고진영과 김세영이 공동 9위에 올라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직 올림픽에서 메달이 없는 남자 골프는 사상 첫 메달을 노린다.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은 파리올림픽 직전에 열릴 메이저 대회를 통해 실전 최종 점검에 나선다.

여자 골프는 다음달 14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이 치러지고, 남자 골프는 다음달 18일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클럽에서 제152회 디오픈 챔피언십이 열린다. '미리 보는 파리올림픽 골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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