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는 봉?” 내장객 줄어도 그린피는 ‘요지부동’.. 카트피 인상에 캐디피 ‘폭탄’까지, 이래서야
고가 리무진 카트까지.. 회원제 25곳·대중형 39곳 등 64곳
“골프장 수익 극대화 차원”.. 경제적 부담, 위화감 조성 등
코로나 19 특수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국내 골프장들은 여전히 높은 그린피(이용료)를 고수하면서 골퍼들의 지갑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역 골프장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주만 하더라도 내장객 감소가 뚜렷한데도 높은 그린피 수준을 유지하면서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카트피 등 부대비용까지 인상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변화한 골프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신 못 차리는 요금 인상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골프장 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1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골퍼들이 지출한 전동카트피는 지난해 1조 1,480억 원으로 2011년 대비 2.27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카트피가 계속 인상된 데다, 골프장 수와 이용객 수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팀당 카트피는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2011년 평균 7만 9,400원에서 지난해 9만 8,000원으로 23.4% 올랐고 대중형 골프장도 같은 기간 26.3%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19 특수가 끝난 올해도 회원제 카트피는 1년 전보다 1.9%, 대중형은 2.0%씩 인상됐습니다. 이는 그린피와 카트피를 별도 징수해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조치로 분석됩니다.
골프장 전체 매출에서 카트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5.2%에서 2020년 17.5%로 증가했지만, 코로나 19로 그린피가 대폭 인상되면서 지난해 15.7%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골프인구 544만 명을 감안한 골퍼 1인당 연간 지출액은 2011년 15만 9,700원에서 지난해 21만 1,000원으로 32.1% 올랐습니다. 이 금액은 대중형 골프장에서 1회 라운딩할 수 있는 금액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피 부담은 여전히 커 지난해 기준 골퍼 1인당 연간 카트피 지출액은 21만 1,000원으로, 이는 대중형 골프장에서 1회 라운딩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최근 도입된 6인승 리무진 카트는 더 심각한 문제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골프장은 회원제 25곳, 대중형 39곳으로 모두 64곳에 달했습니다. 평균 카트피만 해도 회원제 21만 8,000원, 대중형 18만 7,000원으로 5인승 전동카트피의 거의 2배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고가 리무진 카트는 일부 상류층 골퍼들에게는 선택 사항일지 몰라도 대부분 골퍼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계층 간 위화감마저 조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천범 레저연구소 소장은 “카트피는 그린피와 함께 골프장의 주 수입원으로, 카트피를 그린피에 포함시켜서 함께 징수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그렇게 할 경우 그린피가 비싸 보이기 때문에 분리 징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리무진 카트 도입은, 골프장 입장에선 골퍼 편의 향상을 표방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사업장의 수익을 극대화를 위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 이후 이용객 수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골프장이 카트피를 팀당 징수하는 추세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관련해 서 소장은 “이는 3명이 식사했는데 4명의 식대를 내라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오히려 카트피를 1인당으로 징수하는 골프장은 2020년 16곳에서 올해 6곳으로 대폭 줄어들었을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골프장 이용료 자체에 대한 통제가 쉽지 않아, 언제든 기회만 되면 업장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그린피 등 인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탓에, 골프장들마다 카트피 등 부대요금 인상을 통해 사실상 이용료 인상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544만 골퍼들 불만을 무시한 채 카트피를 계속 인상하고 2배나 비싼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국내 골프장산업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라면서 “특히 리무진 카트 도입이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 높이는 건 아닌지 골프장들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내장객 감소가 거듭되는 제주 역시도, 카트피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한국골프장경영협회(KGBA)가 내놓은 ‘2023년 전국 골프장 카트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카트피가 11만 원 이상 골프장이 1곳, 10만 원 28곳으로 경기(103곳)와 강원(35곳) 다음 많았습니다. 9만 원을 받는 골프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분포한 반면 8만 원 이하 골프장은 3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습니다.
전국 골프장의 과반 정도가 9만 원, 조금 내린 8만 원선까지 합하면 9만 원 이하로 카트피를 받았고 10만 원, 더 올려 11만 원을 넘는 경우까지 합하면 2곳 중 1곳 꼴이 기본 10만 원선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기준 제주도내 골프장(29군데) 내장객은 40만 6,728명으로 지난해(46만 3,516명)보다 12.3%(5만 6,788명) 줄었습니다. 골프 관광객과 도민 모두 줄었고 지난해 역시 골프 관광객이 22만 6,998명으로 전년(26만 2,275명)보다 3만 5,277명(13.5%), 도민 17만 9,730명으로 전년(20만 1,241명)보다 2만 1,511명(1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감소세에도 골프장 그린피는 주말 최저 18만~30만 원, 주중에 최저 10만 원에서 많게는 23만 원을 받는데다 카트피에 캐디피까지 적용받으면서 골퍼들의 부담을 더하는 실정입니다.
캐디 구인난 속에, 팀당 캐디피 상승세도 지속되는 상황입니다.
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9만 5,000원이던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올해 14만 3,800원으로 이 기간 51.4%(4만 9,000원) 폭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같은 기간 51.5% 올라, 팀당 캐디피가 14만 원인 곳은 영남권과 일부 호남권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 15만 원 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그린피 7~10만 원이면 이용 가능한 일본이나 동남아 골프장들에 비해 그린피를 포함해 숙박과 렌트비, 항공료까지 가세한 제주의 골프 비용은 당연히 높은 ‘벽’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카트피와 함께, 캐디피까지 부대비용으로 더해진다면 가뜩이나 국내 골프장에 대한 신뢰가 덜한 골퍼들의 발길은 밖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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