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팝, 앨범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원인과 변화
김선우 기자 2024. 6. 11. 15:59
올해 엔터社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앨범 인플레이션' 꼽혀
써클차트 분석 따르면 지난해 대비 앨범 판매 117만 장 줄어
음반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K팝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K팝의 세계화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음반 매출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정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밀리언셀러' 수식어가 귀한 시절과 달리 현재는 반응이 좀 있다는 아이돌은 데뷔부터 '밀리언셀러' 수식어를 달고 시작한다. 지난해 제로베이스원은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를 기록, 이후 낸 두 장의 앨범 모두 밀리언셀러다. 지난해 세븐틴은 600만 장, 스트레이키즈는 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음원 스트리밍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CD플레이어 시절보다도 몇 배 넘는 수치다.
음원이 익숙해지면서 앨범 판매가 저조한 시절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전세계 흥행을 시작으로 앨범 시장이 살아났다. 이후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가 함께 성장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앨범 누적 판매량 톱10은 전부 세븐틴·스트레이 키즈·방탄소년단이다. 외에도 NCT드림·투모로우바이투게더·NCT127·트와이스·엑소·엔하이픈·에이티즈 등이 강세다.
K팝의 비약적인 발전을 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지난해부터 음반 판매량이 반토막 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브·JYP·SM·YG 등 엔터주는 올해 초 12~24% 하락했는데 주가 부진 원인으로 'K팝 앨범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앨범 판매량에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된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토카드 끼워팔기' 등을 문제 삼아 조사를 실시한 터라 이에 영향을 받고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올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 리뷰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TOP 400 앨범 판매량은 약 3150만 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7만 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특정 아티스트의 문제가 아니다. K팝 산업 전체가 위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그럼 왜일까.
가장 큰 건 팬덤의 변화다. 해외팬들의 공구가 감소한 것 뿐 아니라 음반 판매 꼼수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로이터는 '한국 음악산업은 방탄소년단의 활동 공백보다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K팝의 음반 매출 의존 사업구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팬들에게 다양한 꼼수로 단순히 앨범을 많이 사게 하는 악습을 벗어나야 진정한 K팝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물론 팬들이 자발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수의 앨범을 구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랜덤 포토카드 등으로 인해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적게는 수십장, 많게는 수백장의 앨범을 사들인다.
팬사인회나 영상통화 이벤트에 응모하고 당첨되기 위해서도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 이상의 구매가 관행처럼 이어진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멤버벌 수량 컷'이 존재한다. 자신을 한 아이돌그룹의 팬이라고 밝힌 A씨는 "수백장까지도 구매하지만 응모권만 받고 앨범은 수량하지 않기도 한다"며 "혹은 앨범 전용 창고를 만들어 보관하거나 팔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 세븐틴의 앨범이 무더기로 버려져 있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되기에 환경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때문에 녹는 종이 등의 소재를 사용하거나 박스를 활용한 패키징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환경 오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업계에서 랜덤 포토카드 만들고 밀어내기하고 이런 짓 좀 안했으면 좋겠다. 시장이 비정상적이 된다. 나중에는 주식시장도 교란된다"며 환경의 문제점을 꼬집어 K팝 팬덤의 공감을 샀다. K팝 산업의 유의미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써클차트 홈페이지 캡처
써클차트 분석 따르면 지난해 대비 앨범 판매 117만 장 줄어
음반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K팝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K팝의 세계화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음반 매출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정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밀리언셀러' 수식어가 귀한 시절과 달리 현재는 반응이 좀 있다는 아이돌은 데뷔부터 '밀리언셀러' 수식어를 달고 시작한다. 지난해 제로베이스원은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를 기록, 이후 낸 두 장의 앨범 모두 밀리언셀러다. 지난해 세븐틴은 600만 장, 스트레이키즈는 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음원 스트리밍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CD플레이어 시절보다도 몇 배 넘는 수치다.
음원이 익숙해지면서 앨범 판매가 저조한 시절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전세계 흥행을 시작으로 앨범 시장이 살아났다. 이후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가 함께 성장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앨범 누적 판매량 톱10은 전부 세븐틴·스트레이 키즈·방탄소년단이다. 외에도 NCT드림·투모로우바이투게더·NCT127·트와이스·엑소·엔하이픈·에이티즈 등이 강세다.
K팝의 비약적인 발전을 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지난해부터 음반 판매량이 반토막 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브·JYP·SM·YG 등 엔터주는 올해 초 12~24% 하락했는데 주가 부진 원인으로 'K팝 앨범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앨범 판매량에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된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토카드 끼워팔기' 등을 문제 삼아 조사를 실시한 터라 이에 영향을 받고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올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 리뷰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TOP 400 앨범 판매량은 약 3150만 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7만 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특정 아티스트의 문제가 아니다. K팝 산업 전체가 위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그럼 왜일까.
가장 큰 건 팬덤의 변화다. 해외팬들의 공구가 감소한 것 뿐 아니라 음반 판매 꼼수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로이터는 '한국 음악산업은 방탄소년단의 활동 공백보다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K팝의 음반 매출 의존 사업구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팬들에게 다양한 꼼수로 단순히 앨범을 많이 사게 하는 악습을 벗어나야 진정한 K팝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물론 팬들이 자발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수의 앨범을 구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랜덤 포토카드 등으로 인해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적게는 수십장, 많게는 수백장의 앨범을 사들인다.
팬사인회나 영상통화 이벤트에 응모하고 당첨되기 위해서도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 이상의 구매가 관행처럼 이어진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멤버벌 수량 컷'이 존재한다. 자신을 한 아이돌그룹의 팬이라고 밝힌 A씨는 "수백장까지도 구매하지만 응모권만 받고 앨범은 수량하지 않기도 한다"며 "혹은 앨범 전용 창고를 만들어 보관하거나 팔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 세븐틴의 앨범이 무더기로 버려져 있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되기에 환경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때문에 녹는 종이 등의 소재를 사용하거나 박스를 활용한 패키징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환경 오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업계에서 랜덤 포토카드 만들고 밀어내기하고 이런 짓 좀 안했으면 좋겠다. 시장이 비정상적이 된다. 나중에는 주식시장도 교란된다"며 환경의 문제점을 꼬집어 K팝 팬덤의 공감을 샀다. K팝 산업의 유의미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써클차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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