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8세 셋업맨은 이대로 안 무너진다…美유학 희망한 승부욕 도망 안 갔다, 10G·ERA 0.87 ‘명성 회복’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도 미국 가고 싶습니다.”
지난 2월 중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지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 KIA 타이거즈 우완 불펜 전상현(28)은 기자에게 대뜸 위와 같이 얘기했다. 당시 KIA 투수들 사이에선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 다녀온 KIA 투수들(윤영철, 이의리, 정해영, 황동하, 곽도규)의 ‘유학 효과’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실제 토미 존 수술로 시즌을 접은 이의리를 제외한 4인방은 시애틀 유학 효과를 톡톡히 본다. 물론 올 시즌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투구밸런스 안정화, 구종 추가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건 분명해 보인다.
당시 전상현은 웃으며 한 말이었지만, 실제로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 승부욕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KIA가 내년에도 드라이브라인에 투수들을 보낼지 말지 알 수 없지만, 전상현은 그만큼 간절했다. 실제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땀방울을 흘렸다.
그런데 시즌에 돌입하자 작년 후반기의 좋은 모습이 안 나왔다. 3월에는 좋았으나 4월 평균자책점 7.84, 5월 평균자책점 6.00이었다. 시즌 출발은 최지민과 함께 정해영 바로 앞에서 7~8회를 맡았다. 메인 셋업맨이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범호 감독의 초기구상은 흔들렸다. 전상현이 안타를 맞고 실점하는 패턴이 계속되면서 최지민 비중이 높아졌다. 곽도규가 7~8회에 나오는 비중도 높아졌다. 대신 전상현은 그 앞, 6~7회로 조정됐다.
5월 중순까지 투구밸런스가 들쭉날쭉했다. 그래도 투구 탄착군이 흔들릴 정도의 난조는 아니어서, 1군에 꾸준히 등판했다. 그러자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5월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최근 10경기서 평균자책점 0.87이다. 이 기간 10⅓이닝 동안 3개의 안타를 맞았고, 실점은 5월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솔로포가 전부다. 6월 4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
KIA 불펜은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다 최근 조금씩 에너지가 떨어지는 추세다. 여름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KIA의 경우 임기영과 윌 크로우, 이의리가 빠지면서 알게 모르게 불펜에 부하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서 전상현은 다른 필승조 멤버들과 달리 기온이 올라가면서 오히려 페이스가 올라온다. 최근 다시 가장 중요한 시점에 나서고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3.3km로 작년 142.6km보다 더 나온다. 익스텐션이 긴 편이라 타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구위는 더 좋은 스타일.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다. 지금부터 필승계투조가 지치지 않고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한다. 전상현은 확실히 좋은 페이스로 접어들었다. 안 좋은 페이스를 극복하고 좋은 리듬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지난 2월 호주에서 본 전상현은 그 누구보다 훈련에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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