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될지 모른다"… '3파전' 회계사회장 선거, 판세 오리무중
공인회계사들의 차기 수장을 뽑는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대형 회계법인 출신과 중소 회계법인 대표이사, 전직 국회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각자 차별점이 분명해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20~30대 회계사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제47대 회계사회장 선거는 오는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등록 회계사 2만6000여명이다.
휴대전화 또는 PC 이메일을 통한 전자투표로 실시하며, 선거 결과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발표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투표 종료 직후 선거 결과가 나온다. 선출부회장과 감사는 각각 문병무 미래회계법인 대표와 박근서 성현회계법인 대표가 단독 후보로 등록해 무투표 당선된다.
47대 회장 후보는 최운열 전 의원, 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기호 순)다.
최 전 의원은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20년 넘게 재직한 학자 출신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코스닥위원장, 금융학회장, 증권학회장 등을 거쳐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했다. 최 전 의원은 2017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지정감사제)를 골자로 한 외부감사법 개정(신외감법)을 주도했다.
이정희 회장은 1983년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해 40년간 한 직장에서 일했다. 조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부문 대표에 이어 한국 딜로이트 그룹 총괄대표를 맡았다. 빅4 회계법인에서 조세 부문 출신으로 총괄대표까지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빅4 출신에 회계업계 내 인맥이 두텁다는 게 강점이다.
나철호 대표는 1972년생으로 감사 4년, 선출 부회장 2년 등 6년 동안 회계사회 임원을 지냈다. 2022년 치러진 직전 선거에서 현직인 김영식 회장을 상대로 40%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며 선전했다. 당시 청년 회계사 상당수가 나 대표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됐다.
세 후보 모두 고유한 경쟁력을 갖춰 선거 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관건은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20~30대 회계사 표심인데, 이들의 여론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대 법인 소속 회계사들 사이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형성되지도 않았다.
세 후보는 청년 회계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청년 회계사들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운영을, 나 대표는 청년 회계사 개업 지원 센터 활성화와 수습회계사 집합연수를 약속했다. 최 전 의원은 청년과 여성, 지방 회계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회계사회 운영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회계사 선발 인원 축소 역시 청년 회계사 표심 자극을 위한 공통 공약이다.
또 다른 공통 공약은 현행 '6+3'(기업 자유선임 6년, 금융당국 지정 3년) 구조의 지정감사제 사수다.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는 6+3 방식을 유지하되, 직권지정 규제를 완화하는 회계 제도 보완을 단행했다. 하지만 재계는 지속해서 지정감사제 폐지 또는 지정 비중 축소를 요구하면서 회계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당선될지 정말 가늠이 어렵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 이후 여론이 좀 바뀐 것 같은데, 압도적인 후보는 없다"며 "공약도 비슷하기 때문에 차별화 요소는 아닌 것 같고, 청년 회계사들은 공약보단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결정을 내릴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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