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안전부, 허위·장난 간첩신고에 경고?
중국 국가안전부는 가장 활발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가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주로 안보 홍보영상과 간첩 검거 사례 등이 공지되는 국가안전부 공식계정에 11일 허위·장난 간첩 신고를 경고하는 공지가 올라왔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이날 위챗 공식계정에서 “최근 간첩 신고를 어린이 장난이나 심지어 공연무대로 취급해 허위 신고를 하거나 처벌을 피할 목적의 신고를 하는 사람이 몇 있었다”며 ‘처벌을 피할 목적의 자작극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자신은 고등학생이며 해외 정부기관으로부터 ‘홍두문건(당정 지도부가 배포하는 문건)’을 넘기라는 간첩 활동 제의를 받았지만 정부의 간첩 검거를 돕기 위해 해외 기관에 협조하는 척 돈만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고등학생이 나라를 위해 역간첩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국가안전부 조사 결과 실제로는 대학생인 신고자는 돈을 헤프게 써서 생활비를 탕진하자 돈을 벌 목적으로 해외 정보기구에 접촉했다. 그는 해외 SNS와 소프트웨어로 지령을 받으며 중국 내 군사 구역에서 사진을 찍고 관련 정보를 수집해 수만 위안을 받고 넘겼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간첩 활동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자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사건 내용을 꾸며내 자수했다.
국가안전부는 제보자를 심각하게 비판하고 교육했으며 제보자는 적극적으로 죄를 인정하고 해외 기관이 벌인 간첩 공작의 단서를 알린 것을 감안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국가안전부가 일방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내용의 진실 여부는 독자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1983년 만들어진 국가안전부는 세계의 여타 정보기관과 마찬가지로 대중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활동해 왔다. 2022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 집권 전후로 기존 관례를 깨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해 왔다. 역점을 두는 것 중의 하나는 간첩신고 캠페인으로 국가안전부는 간첩신고를 두고 “대중의 국가안전기관 업무 참여”, “국가안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국가안전부는 지난해 7월 반간첩법이 통과되자 다음 달 위챗 공식 계정을 개설했으며 이 계정으로도 간첩 신고를 받고 있다. 국가안전부는 이날 공지에서도 앞서 언급한 ‘장난 제보 사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악의적 제보는 처벌을 받는다”고 강조한 뒤 다시 한번 간첩신고를 독려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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