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해조류가 사라진다…‘사막화’ 갯녹음 심화

허호준 기자 2024. 6.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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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남부 연안 마을어장에서 유용 해조류는 사라지고 바닷속이 석회화하는 갯녹음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2023년 마을어장 자원생태환경 조사보고서'를 통해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연안 4~12m의 모든 수심대와 남원읍 위미2리 연안 4~8m 수심대에서 갯녹음이 '심화단계'를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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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어장 자원생태환경 조사
4m 수심대의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연안이 갯녹음 현상이 심화단계를 보였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제주 동남부 연안 마을어장에서 유용 해조류는 사라지고 바닷속이 석회화하는 갯녹음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2023년 마을어장 자원생태환경 조사보고서’를 통해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연안 4~12m의 모든 수심대와 남원읍 위미2리 연안 4~8m 수심대에서 갯녹음이 ‘심화단계’를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갯녹음은 바다 숲이 사라진 연안 암반지역에 산호말 같은 석회조류가 무성해져 사막처럼 황폐해지는 현상이다. 갯녹음 현상이 40% 미만이면 정상단계, 40~80% 미만이면 진행단계, 80% 이상이면 심화단계로 판정한다.

연안생태계에서 해조류는 어패류와 갑각류의 먹이와 은신처, 산란장을 제공하는 등 생물다양성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하지만, 갯녹음 현상이 심해지면 해조류가 사라진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연안이 갯녹음 현상이 심화단계를 보였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의 대상지역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남원읍 위미2리, 법환동, 대정읍 일과2리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이호동, 추자면 후포, 구좌읍 평대리 등 표본어장 8곳과 예비 조사어장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서귀포시 하효동 등 2곳이다.

조사 결과 제주 연안에는 녹조류 20종(12.8%), 갈조류 26종(16.7%), 홍조류 110종(70.5%) 등 모두 156종의 해조류가 자생하고 있었다. 마을어장 내 주요 먹이 자원인 갈조류는 감소한 반면 석회조류를 포함한 홍조류가 70%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남부 해역에서는 석회조류의 확산으로 어장 내 갯녹음 현상이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 하효동 4m 수심대, 대정읍 일과2리 8m 수심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4m 수심대에서도 갯녹음 현상이 ‘심화단계’를 보였다. 고산리, 법환동, 이호동, 일과2리, 추자, 평대 연안은 ‘진행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열대성 부착 산호류인 빛단풍돌산호와 거품돌산호는 제주 북동부(구좌)와 추자 해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해역에서 분포대가 넓어지고 있으며, 남부 해역은 아열대성 생물의 분포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민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올해부터 마을어장 주변으로 유입되는 농약과 비료 등 물질에 따른 해양수질과 해조류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정밀 조사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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