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 운행하고, 폭염쉼터에 몰리고…용인 올해 첫 폭염주의보

작년보다 7일 빨라…기상청 "기온은 타 지역과 비슷, 습도 높아 주의보"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권준우 기자 = 11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경기도 용인에서는 때 이른 더위에 살수차량 운행이 시작되고 폭염 쉼터에 어르신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등 한여름에나 볼 법한 광경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처인구 이동읍에서는 폭염 쉼터 중 한 곳인 원촌경로당에 어르신 10여명이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오후 1시 기준 용인 이동읍 일대 기온은 30.9도를 기록했다.

30도 안팎의 기온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건 아니지만, 이동읍 지역은 습도가 70% 정도로 높아 체감온도 상승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차칠영 경로당 회장은 "비교적 덜 더운 오전 이른 시간에는 다들 밭에 나가 일을 하고 오후께 경로당에 모인다"며 "오늘은 유독 덥고 습해서 많은 회원이 경로당을 찾았다"고 전했다.

처인구 마북동 삼호벽산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된 경로당에도 어르신 10여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평소엔 선풍기만 틀어놓고 있었는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켰다"며 "더워서인지 오늘 더 많은 회원이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폭염 대응 매뉴얼에 따라 관내 경로당 등 71곳을 폭염 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폭염 쉼터에는 냉방기기 가동에 따른 비용 등의 일부가 지원된다.

시는 폭염주의보 발효에 따라 관내 3개 구에서 각 1대씩의 살수차 운행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소방당국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오는 9월까지 얼음조끼 및 얼음팩, 체온계, 생리식염수, 정맥주사세트, 소금 등 온열질환 대비 물품 9종을 갖춘 구급차 281대를 동원한 119폭염 구급대를 운영한다.

119종합상황실에서도 온열질환 신고 접수 시 초기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하고 온열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환자가 이송되도록 하는 등 상담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경기지역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동두천 상패동 32.4도, 여주 점동 32.1도, 고양 고양동 32도, 안성 양성면 31.9도, 양주 은현면 31.8도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용인, 시흥, 김포 등에서는 습도가 60∼70%까지 오르면서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1∼3도 더 높았다.

기상청은 오는 14일을 기점으로 폭염특보가 타 시군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2∼13일 더위가 약간 주춤하다가 14일인 금요일에는 체감온도가 31도를 넘는 무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주말에는 비 예보가 있어 더위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83명으로, 2022년 353명과 비교해 93.5% 늘었다.

goal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