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사기(?) 계약’의 비결? 선수들이 꼽은 ‘가장 뛰고 싶은 팀’ 애틀랜타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는 유독 구단 친화적인 계약이 많은 팀이다. 근래 몇 건의 계약은 특히 충격적이었다. 2루수 아지 알비스(27)는 2019년 애틀랜타와 5년 총액 3500만달러(약 482억원), 연평균 700만달러 헐값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것도 모자라 2년 1400만달러 ‘팀 옵션’ 계약까지 붙였다. 바로 직전 해 올스타로 뽑힌 전도유망한 내야수의 계약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계약이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당시 알비스의 계약을 “모욕적(Insultingly)일 정도로 저렴하다. 알비스는 사기를 당했다”고 평가했다.
알비스의 계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리그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 명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7)가 22세 시즌인 2019년에 8년 1억달러, 연평균 1250만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알비스와 마찬가지로 2년 3400만달러 팀 옵션까지 더했다. 2018년 데뷔 시즌부터 26홈런을 때린 리그 최고의 ‘신성’을 턱없이 싼 가격에 붙잡았다는 평가가 절대다수였다. 이후 아쿠냐는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다. 비록 올 시즌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그의 미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아쿠냐는 팀 옵션까지 포함해 2028년까지 애틀랜타에서 뛴다.
알비스와 아쿠냐 역시 끝이 아니었다. 2022시즌 평균자책 2.67에 202삼진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인왕 2위에 오른 우완 선발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해당 시즌을 마치고 6년 75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1년 2200만달러 팀 옵션도 여지없이 붙었다. 스트라이더의 부상 리스크를 고려하더라도 터무니없이 저렴한 계약이라는 평가가 이번에도 나왔다.
애틀랜타 주축 대다수의 계약이 그렇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마이클 해리스 2세(중견수)가 8년 7200만달러, 주포 오스틴 라일리(3루수)가 10년 2억1200만달러 계약에 묶여있다. 지난해 54홈런을 때린 맷 올슨(1루수)은 2022년 애틀랜타로 이적하자마자 8년 1억6800만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이런 구단 친화 계약이 줄줄이 이어진 덕분에 애틀랜타는 투타 곳곳에 올스타 레벨 선수들이 포진해있는데도 구단 페이롤을 ‘고작’ 2억3000만달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리그 전체에서 6위이고, 가장 많을 돈을 쓰고 있는 뉴욕 메츠(3억900만달러)와는 7000만달러 차이가 난다. 지난해 블리처리포트는 알비스와 아쿠냐, 스트라이더 등의 계약을 묶어 리그에서 가장 구단 친화적인 계약으로 꼽으며 “완전히 미친 계약이고, 내셔널리그 나머지 구단들에 불공평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애틀랜타가 최근 몇 년 동안 성사시킨 놀라운 계약들은 연구 대상이다. 그저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애틀랜타는 어린 선수를 수급할 때 대형 에이전트의 고객은 일단 피하려 한다. 계약 교섭 때는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이 가장 먼저 나서서 선수 본인과 직접 대화를 한다. 애틀랜타 팬으로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도 많다. 해리스 2세는 애틀랜타 출신이다. 그는 “애틀랜타를 사랑하며 자랐고, 이 팀과 인연을 맺은 선수들의 역사를 알고 있다”고 했다. 올슨은 애틀랜타 홈구장 트루이스트파크에서 1시간 거리인 고등학교를 나왔다. 오클랜드에서 뛰던 시절에도 올슨은 아내와 함께 애틀랜타에서 비시즌을 보냈다.
애틀랜타는 MLB 선수들이 가장 뛰고 싶어하는 팀이다. 디어슬레틱이 MLB 선수 1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뛰고 싶은 팀’을 물었다. 86명이 답했고, 그중 12.7%가 애틀랜타를 꼽았다. 보스턴, LA 다저스, 텍사스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홈구장 트루이스트파크가 매력적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해리스 2세나 올슨처럼 선수의 출신 배경도 애틀랜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 연고인 조지아주 출신 고교 선수만 11명이 뽑혔다.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텍사스 다음이다. 이들 3개 주는 최소 2개 이상 MLB팀이 있다. 그러나 조지아는 오직 애틀랜타 1팀뿐이다. 조지아 뿐 아니라 테네시, 앨라배마,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남동부 인구 절대다수가 ‘야구는 애틀랜타’다. 조지아를 제외하고 이들 지역에는 연고 MLB 팀이 하나도 없다.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의 애틀랜타를 응원한다. 현명한 구단 운영에 더해 지리적 수혜까지 누리고 있는 셈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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