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일가 주식담보대출 삼성이 압도적 1위…통상 상속세 용도

김경욱 기자 2024. 6. 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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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이 지난해보다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치디(HD)현대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지난해 3715억원에서 올해 4174억원으로 늘었고, 엘지(LG)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역시 같은 기간 2747억원에서 3603억5천만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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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가 2조9천여억원…지난해보다 1조 넘게 줄어
2위는 SK 일가로 6천여억원…이혼 재산분할 변수로
대기업 사무실이 모여 있는 서울 시내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이 지난해보다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삼성 일가가 보유 지분을 팔아 일부 대출금을 갚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11일 발표한 대기업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보면, 30개 그룹 103명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0.6%를 담보로 6조7741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총수 일가는 지난해 8월 136명보다 33명이 줄었고, 담보 대출 금액도 같은 기간에 견줘 11.5%(8817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는 88개 대기업집단(지난 7일 기준) 가운데 총수가 있는 78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다.

주식담보대출은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총수 일가가 승계용 자금이나 상속세 납부 용도로 활용한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동의 없는 담보 주식 매도)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대출 금액 1위는 삼성 일가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세 모녀가 받은 주식담보대출은 모두 2조9328억원이었다. 다만, 이들이 삼성 계열사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주식담보대출 금액은 지난해(4조781억원)에 견줘 28.1%(1조1453억원) 줄었고, 담보 비중도 40.4%에서 30.7%로 9.7%포인트 감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이 없다.

삼성 일가에 이어 주식담보대출이 많은 곳은 에스케이(SK)그룹 총수 일가였다. 이들의 올해 주식담보대출은 6225억5900만원으로 지난해(6183억5800만원)보다 소폭 늘었다. 최신원 전 에스케이네트웍스 회장과 최성환 에스케이네트웍스 사장 부자의 대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대출금이 58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이혼소송 2심 재판에서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 대법원까지 결과가 이어질 경우 자금 마련이 필요한 형편이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 대출금은 4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보유 주식 74.7%를 담보로 2229억원을 대출받은 가운데, 올해 롯데쇼핑 주식 49.7%를 담보로 4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전체 대출금이 2269억원으로 늘었다.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은 지난해 주식담보대출이 없었지만, 올해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보유 지분을 담보로 2395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치디(HD)현대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지난해 3715억원에서 올해 4174억원으로 늘었고, 엘지(LG)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역시 같은 기간 2747억원에서 3603억5천만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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