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이스라엘 특공대, 영화 같은 인질 구출 장면
지난 8일 이스라엘의 대(對)테러 경찰특공대인 야만(Yaman)대원들이 팔레스타인 가자(Gaza) 지구의 한복판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245일동안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남성 인질 3명을 구출해내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10일 이들이 억류된 집안에 들어가 인질 3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구출해내는 47초짜리 편집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특공대원들의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요란한 총격 속에서 중무장한 야만 특공대원들은 알자지라 방송 기자이면서, 하마스 대원이었던 압달라 알자말의 집을 급습한다. 유리창을 깨고 집안으로 들어간 특공대원들은 곧 구석에 모여 웅크리고 있던 3명의 남성을 발견했지만, 그들이 하마스 대원인지, 구출해야 할 인질인지 긴박한 상황에서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특공대 지휘관은 “히브리어, 히브리어로 말해요. (인질) 모두 어디 있소?”라고 3명에게 소리질렀고, 다른 특공대원이 “여기 모두 있어요”라고 말했다. 지휘관은 이들에게 “이름을 말하라”고 다그쳤고, 남성 인질 3명은 “알모그” “안드레이” “쉴로미”라고 답한다.
지휘관은 인질들을 확인한 뒤 “세 명 모두 우리 손에 있다”며 그들에게 “모든 게 오케이요. 당신들을 구하러 왔소. 안심하시오”라고 말한다. 이어 알모그와는 주먹을 부딪히는 인사도 했다.
그러나 이 진입 과정에서 구출팀 팀장이었던 아르논 자모라가 크게 다쳤고, 결국 숨졌다. 애초 ‘여름의 씨앗들’이라고 불렸던 구출작전명(名)은 나중에 그를 기려 ‘아르논 작전’으로 바뀌었다.
이어 영상에서 특공대가 빠져나가는 동안, 민간인인지 하마스 대원인지 알 수 없는 남성 수 명이 특공대원들의 계속된 총격에 쓰려진다. 이들이 길거리에서 쓰러지는 모습은 흐리게 처리됐다.
하지만, 최대 위기는 이날 이스라엘 경찰이 공개한 동영상 이후에 벌어졌다. 총소리에 하마스 대원들이 몰려와 총을 쏘기 시작했고, 구출 현장은 완전히 전장의 한복판으로 변했다. 하마스 대원들의 공격에 구출차량은 운행이 불가능해졌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어 이스라엘군 장갑차 한 대가 급히 접근했지만, 이 장갑차도 하마스의 공격에 무력화(無力化)됐다.
즉각 ‘플랜 B’가 가동됐다. 대기하고 있던 이스라엘 전투기와 포들이 하마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해 막대한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군의 전투 헬기 한 대도 떠서 지원 사격을 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포격은 하마스가 구출 차량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구출 현장 주변에 말 그대로 불의 벽(wall), 불의 고리(ring)를 만드는 것이었다. 구출 작전이 성공이냐, 실패냐 갈리는 순간이었다.
결국 세 번째 차량이 접근해서, 구출된 인질들과 특공대원들을 지중해 해안에 대기하고 있던 수송 헬리콥터로 신속히 이동시켰다. 이스라엘 공수부대원들이 이 구출 차량의 진행을 도왔다.
이 상황을 브리핑 받았던 야만의 한 전(前) 간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이란 이름의 책과 영화로 만들어졌던, 1993년 10월 미군 특수부대원들과 소말리아 반군 세력 간에 막대한 희생자를 낳았던 모가디슈 전투를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은 블룸버그 통신에 “8개월 동안의 전쟁 중에서 이렇게 파괴적인 폭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9일 하마스는 같은 날 먼저 구출된 여성 인질 1 명을 포함해 인질 4명을 구하는데, 274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엄청난 혼란과 교전 속에서, 하마스 총탄에 많은 민간인들이 맞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도 10일 구출된 남성 인질 3명이 수송 헬리콥터로 가자 지구를 빠져나가는 동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남성들에게 “헬기 타 본 적 있느냐” “처음이냐” “자동차 운전처럼 꽤 간단하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넨다. 곧 이어 긴 활주로가 펼쳐진 (텔아비브 교외의) 벤구리온 공항을 가리키며 “당신들은 셰바 메디컬 센터로 갈 거요. 거기서 따듯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고”라고 말했다.
구출된 인질 중 한 사람이 “잘 했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하자, 한 군인은 “이 일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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