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사회공헌서도 외면받는 최저신용자…“민간 대출 프로그램 마련해야”

2024. 6. 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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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금융기관 등에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 방안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같은 혜택에 포함되지 않는 최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공급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서민금융의 실효성을 위한 관련 법제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박선종 주빌리은행 이사장(숭실대 법학과 교수)은 "은행권에서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 방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저신용자들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민간 금융기관에서 소액신용대출 사업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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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의 실효성을 위한 관련 법제 개선’ 토론회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서민금융의 실효성을 위한 관련 법제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근 각종 금융기관 등에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 방안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같은 혜택에 포함되지 않는 최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공급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도권 내에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식 신용대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서민금융의 실효성을 위한 관련 법제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박선종 주빌리은행 이사장(숭실대 법학과 교수)은 “은행권에서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 방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최저신용자들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민간 금융기관에서 소액신용대출 사업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햇살론 등 저신용자들을 위한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민간 차원에서의 공급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등 사례를 참고해 소액신용대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1983년 설립된 그라민은행은 저신용자들이 담보나 보증인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립한 소액 대출 은행이다. 그라민은행은 애초 사회적기업 성격의 사업 모델로 출범했으나, 꾸준한 상환율을 기반으로 1993년에 흑자 전환했다. 이후 2023년 8월 현재 2568개 지점에서 2만1429명의 직원이 은행업을 수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는 신협 등 금융기관이 소액대출을 통해 특화 사업영역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제언했다. 그는 “씨티은행, 인도의 ICICI 은행 등 글로벌 은행들 또한 초기에 소액신용대출을 자선 수단으로 삼았지만, 이후 핵심사업으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화된 사업영역을 확보하면서도 긍정적 이미지 제고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같은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용록 신협중앙회 금융지원본부장은 “저신용자에 대한 소액신용대출은 단순 기부 활동이 아닌 저신용자에 대한 자활 기회제공 등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방안”이라며 “실무적인 방안 검토 등을 장기적 과제로 검토하고 추진할 사항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인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어려움 가중되고 있으며 충당금 부담 등으로 대출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제도적으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허용되거나 대출건전성 분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대출실행이 곤란하거나, 가능하더라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했다.

김광일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은 “그라민은행 등 해외 사례 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저신용자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서민금융기관들이 본연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채무조정교섭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채무조정교섭업은 채무자를 대신해 채무조정 협상 과정에서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완해, 채무 감면과 상환기간 연장 등을 협상하는 역할을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채무자는 대부분 전문성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조력 없이 효과적으로 교섭을 하기 어려운 데다, 각종 채무자보호법 요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스스로 적절한 법제를 찾아 구제받기가 용이하지 않다”면서 “개인채무자보호법상 채무조정이 활성화되기 위해 후속입법으로 이를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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