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부차관보 “러, 북에 핵·미사일 개발 자금·기술 제공 가능성”

권경성 2024. 6.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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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긴밀해지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 미국 국방부 당국자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도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러시아 언론 보도와 관련, "북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가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국제 의무와 공약을 존중할 것을 러시아 등 모든 나라에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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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CSIS ‘한미동맹’ 행사서
우려 표명… 한국 핵무장엔 반대 뜻
북 미사일 시설 개선… 전략군 강화
리처드 존슨 미국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가 10일 한국 국립외교원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미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강화 대화’ 세미나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CSIS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 캡처

갈수록 긴밀해지는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 미국 국방부 당국자가 우려를 표명했다.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용 재래식 무기를 공급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자금과 기술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비약적 발전을 견인할 공산이 크다는 게 특히 큰 걱정거리다.


지대공 미사일 첨단 기술 넘어갔나

리처드 존슨 미국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는 10일(현지시간) 한국 국립외교원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미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강화 대화’ 세미나에 초대돼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와 대담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 이상 군수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공급하고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자금을 확보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 관련 첨단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려되는 문제”라며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도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러시아 언론 보도와 관련, “북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가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국제 의무와 공약을 존중할 것을 러시아 등 모든 나라에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둘러싼 문제 가운데 심화하는 북·러 협력이 가장 우려된다”고도 했다.

김정은(맨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사격을 참관하고 있다. 1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이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뉴시스

북한은 나름대로 핵·미사일 개발 기반을 닦아 온 것으로 보인다. CSIS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위성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미사일 기지 시설들을 꾸준히 개선해 왔으며, 이는 1999년 미사일 전력 총괄 운용 조직으로 창설된 ‘전략로케트군’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최고위급, 핵무장 포기 약속”

그렇다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기 미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존슨 부차관보는 CSIS 대담에서 관련 질문에 ‘확장억제(미국이 동맹국에 씌워 주는 핵우산)’ 강화가 골자인 지난해 4월 한미 정상 ‘워싱턴 선언’을 언급하며 “한국 최고위 인사들은 핵무기 획득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한국 핵무장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변함없는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확장억제가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은 미국 리더십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지구적 차원에서 증대된 불확실성의 원인은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수정주의 세력의 부상”이라며 “미국이 주축인 ‘팀 웨스트’는 동맹 구축, 가치 공유, 군사력 강화 등 냉전 시대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동맹에 대한) 약속을 축소한다면 결집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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