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10년 만에 ‘오너 책임경영’ 강화…최재원의 배터리·에너지 묘수는 [비즈360]
오너家 경영인 SK이노 합류, 최태원 이후 처음
‘아픈 손가락’ SK온…흑자전환 최우선 과제 꼽혀
6월 말 경영전략회의서 에너지 사업 재편 속도↑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 그룹 에너지 사업 재편의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의 에너지 분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에 오너가(家) 경영인이 선임된 것은 최태원 회장 이후 처음이다. 최 회장이 2014년 SK이노베이션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뒤 최 수석부회장이 향후 등기임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 SK이노베이션이 10년 만에 ‘오너 책임경영’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현재 최태원 회장이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다만, 2013년 횡령·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고 2014년 3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후 지금까지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에너지 사업 정상화에 보다 힘을 싣는 의미에서 최 부회장이 내년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등기이사 선임을 거쳐 SK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는 최 부회장과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함께 사업을 이끄는 구조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을 계속 겸임하는 만큼, 그룹 내 미래 에너지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배터리, 그린·에너지 사업에 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도 있으니 그런 쪽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내외적으로 그룹의 주력 사업에 대한 ‘오너가 책임경영 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재계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의 핵심이 SK이노베이션을 주축으로 한 에너지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필두로 고강도 사업구조 재편 작업 ‘리밸런싱’을 진행 중인 만큼, 최 부회장의 SK이노베이션 이동으로 에너지 사업 재편의 속도를 한층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온, SK엔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등 9개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최 부회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배터리·에너지 사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우선 과제로는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SK온의 흑자전환이 꼽힌다.
전기차용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에 허덕이며 그룹의 ‘아픈 손가락’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 2021년 설립된 SK온은 지난해까지 연결 기준 15조원 가량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다. 올해도 7조5000억원 투자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막대한 투자 집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SK온의 부채 비율은 190%에 이르는 상태다.
이에 따라 SK온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SK이노베이션까지 재무위기 가능성에 봉착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 BB+(안정적)으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룹 내에서는 SK온을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합병한 뒤 기업공개(IPO)하는 방안, 이차전지 분리막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최창원 의장 주재로 열린 수펙스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SK이노베이션 계열사 개편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 부회장은 SK온-SK엔무브 합병안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회장과 최 부회장 모두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력한 만큼, 보다 공격적인 시장 공략으로 SK온의 수익개선 등에 나설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SK온 타운홀미팅에서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정해진 미래”라며 “현재 캐즘은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한 SK온에 위기이자 기회로, 수요 회복 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철저히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향후 SK온은 북미시장 공략에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이 SK온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온은 최근 포드와의 북미지역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의 8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키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SK온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배터리 사업에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지를 하겠다는 메시지”라며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배터리와 에너지 사업 중심의 리밸런싱 방향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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