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내가 연기 잘하는 건 다 알아…‘벚꽃동산’ 좋은 작품되길”[EN:인터뷰②]

김명미 2024. 6.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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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AL, LG 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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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AL, LG 아트센터 제공
Studio AL, LG 아트센터 제공

[뉴스엔 김명미 기자]

배우 전도연이 27년만 연극 '벚꽃동산'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연극 '벚꽃동산'(연출 사이먼 스톤)은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을 2024년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한 여자가 귀국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벚꽃동산'은 2007년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 전도연의 27년만 무대 복귀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도연의 연극 출연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가 마지막이었다.

전도연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원작 류바)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황두식(원작 로파힌)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도 전도연과 함께 극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30회 공연을 모두 원 캐스트로 소화한다.

전도연은 6월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첫 공연 때 지인들이 많이 왔는데 떨리지는 않았냐"는 물음에 "사실 온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언제 오는지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첫 공연 때 오신 분들을 보고 놀랐다. 온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첫 공연에 보러 올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앞서 지난 4일 '벚꽃동산' 개막 공연이 진행된 가운데, 정경호 최수영 황정민 등 수많은 스타들이 공연장을 찾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너무 다들 재미있게 봐줬다. 저도 사이먼의 연출을 보고 거절하려다 배우로서 피가 끓고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날 온 배우분들이 다 저랑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 '저 배우들과 연기하고 싶었다' '너무 부러웠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굉장히 극찬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도연은 황정민에 대해 "정민 오빠가 온 지 몰랐다. 너무 잘 봤다고, 좋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첫 공연을 본 딸의 소감도 전했다. 전도연은 "제가 철이 없어서 저희 딸이 일찍 철들었다. 어떻게 보면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제가 술 취한 모습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극 중 캐릭터에) 엄마의 모습도 있다고 하면서 즐겁게 봤다"고 귀띔했다.

박해수 등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을까. 전도연은 "사실 제가 인간관계를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넓히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오래 아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 점차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그런데 이번 작업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이 사람을 금방 받아들이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매일 봐야 하고, 매일 호흡해야 하는데, 뭔가 불편한 부분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비슷한 성향을 가진 배우들이 모인 것 같다"며 "연습 끝나고 술도 많이 마시고, 작품 이야기하면서 사람에 대한 부분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너무나 든든하고 감사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전도연이 또 전도연 했다'라는 관객들의 극찬에 대해서는 "오히려 저는 반응을 안 찾아보고 있다.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기는 한데, 그냥 제가 할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vN '일타 스캔들' 때 시청률이 잘 나왔다. 그해에 제일 잘 된 드라마였다고 하니 한 번은 우쭐할 만해서 우쭐했다. '길복순' 때도 '이런 날도 오는구나' 생각했다.'벚꽃동산' 역시 지나고 나서 작품이 회자된다면 '내가 좋은 선택을 했고, 사랑받는 작품을 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전도연은 "'전도연이 연기 잘한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라며 웃은 뒤 "'전도연이 너무 연기 잘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보다는 '전도연이 선택한 좋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사이먼이 마지막 공연쯤에 와서 본다고 하던데 걱정이다. 사실 배우들은 실수를 안 하고 싶어 하지 않나. 대사도 안 틀리고 싶어 하는데, 사이먼은 '제발 실수해. 거기서 나오는 새로움을 즐겨 봐. 상대 배우를 괴롭혀. 연기 못하게 방해해'라고 말한다. 불균형 속에서 찾는 균형, 그 안에서 새로움이 나오는 것을 즐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저도 궁금하긴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이먼이 조감독님한테 '오늘 공연 어땠어? 좋았어? 나빴어?'라고 묻지 않고, 매일 똑같은지 다른지만 체크해서 보내달라고 했다더라. 라이브함이 살아있는 인물들,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그러니까 저희가 하는 실수들은 저희가 한 실수이기도 하지만, 의도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한편 '벚꽃동산'은 오는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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