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교사 탓"…교사-학부모 현장학습 두고 갈등
[EBS 뉴스12]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가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기로 하면서,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이 교사에게 돌아갈 우려가 크다는 건데,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광주 기자가 학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빨간 조끼를 입은 교사들이 교문 앞에 피켓을 들고 모였습니다.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기로 한 학교 결정에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 위원들이 반발하자, 항의하고 있는 겁니다.
"학운위 위원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학운위에 참석하는 학부모들과 교사들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현장체험학습을 두고 갈등이 시작된 건 지난 4월입니다.
2년 전 강원도 춘천의 한 초등학교 체험학습에서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인솔 교사 2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초등학교부터 현장실습을 거부한 겁니다.
인터뷰: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교사 1명이 20~30명의 학생을 인솔하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안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교사들의 교육활동은 위축되고 체험학습은 불가능합니다."
한 교원 단체 설문에선 교사 안전대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현장체험학습을 보류해야 한다는 응답이 70%를 넘겼습니다.
다른 단체의 설문에서도 절반이 넘는 교사가 현장체험학습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체험학습을 줄이기로 결정한 과정에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
"추가 인솔 교사나 아니면 학부모 인솔 교사를 지원하겠다. 그에 대한 책임도 저희가 지겠다라고 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소통을 하고자 함이었는데, 소통을 원하지 않으셨어요. 교장 선생님께서…."
현장체험학습을 두고 교사와 학부모들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학생들은 하루빨리 안전 문제가 해결돼 현장체험학습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희수 정시현 / 경기 주원초등학교
"너무 아쉬워요! 안전 문제가 잘 해결돼서 잘 갔다 왔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지연 황유민 / 경기 주원초등학교
"해결이 돼서 빨리 가고 싶어요. 안전사고가 나도 교사 책임으로 물지 않도록 됐으면 좋겠어요."
EBS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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