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원소득수지 5년만 ‘최대 적자’에 경상수지 주춤… 한은 “5월부턴 흑자”
대규모 ‘外人 배당’ 영향… 배당수지 -35.8억弗
배당수지 포함 본원소득수지는 33.7억弗 ‘적자’
해외 자회사 이익 국내 배당 ‘비과세’ 반짝 효과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1개월 간의 흑자 행진을 멈추고 지난 4월 소폭 적자로 돌아섰다. 연중 외국인 배당 지급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4월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배당수지를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경상수지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4월엔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내는 배당에 대해 ‘비과세’하도록 한 법인세제 개편 효과로 배당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개선된 바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배당 수입 규모가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성적이 악화했다.
◇ 본원소득수지 5년 만, 배당수지 3년 만 최대 적자
한국은행은 11일 ‘국제수지(잠정)’을 통해 지난 4월 경상수지가 2억9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모두 성적이 좋지 않았다. ‘믿는 구석’이었던 상품수지는 에너지 등 수입 증가로 흑자 폭을 줄였고, 서비스수지는 만성 적자를 이어갔다.
이번에 경상수지를 적자로 끌어내린 건 본원소득수지의 영향이 컸다. 이 항목은 대외금융자산·부채와 관련한 배당·이자 등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인 급료·임금을 계상한 지표다. 올해 4월 본원소득수지는 33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월(-38억7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 적자다.
특히 본원소득을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인 배당소득수지가 35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성적이 나빴다. 통상 4월은 국내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일시에 지급하는 달로 배당소득수지 및 본원소득수지가 ‘만성 적자’를 보이는 달이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4월은 2021년(-44억8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의 배당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유독 적자 폭이 심했다.
◇ 작년 해외 자회사 ‘이중과세’ 개편 효과 ‘반짝’ 영향
구체적으로는 해외로부터 들여오는 배당 수입이 35억2340만달러,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배당 지급이 71억22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해 배당 지급(70억190만달러) 규모는 엇비슷했지만, 배당 수입(57억9750만달러)은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018~2022년 5개년 평균 본원소득수지 적자가 35억3000만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작년 4월 배당 수입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며 적자 폭이 개선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이지, 특별히 올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내는 배당에 대해 비과세(익금불산입)하기로 법인세를 개편 적용했다. 이것이 적용된 첫해 해외에 자회사를 둔 법인들은 그간 쌓아둔 배당 가능 이익을 활발하게 국내로 송금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4월 배당 수입액이 일시에 커졌던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누적된 배당 가능 이익을 한 번에 끌어왔으니, 올해부턴 들어올 게 별로 없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배당 지급 규모는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배당 지급은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증권 투자에 대한 배당도 포함된다”며 “원래 매년 4월 70억달러 언저리의 지급 규모를 보이는 편”이라고 했다.
◇ 1~4월 경상수지 상반기 목표 59%… 한은 “달성 가능”
이로써 1~4월 누적 경상수지는 16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존 52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279억달러, 하반기 321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올해 1~4월 성적으로는 상반기 목표치의 59%가량을 달성한 셈이다.
한은은 4월 적자 기록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이런 경상수지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부장은 “5월 통관 기준 수출액이 2022년 7월 이후 최대 실적을 보이고, 수입도 감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5월부턴 양호한 경상수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미래의 상황인 만큼 여러 리스크는 존재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 분쟁, 중국 경기 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확장 속도, 국제유가 등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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