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운영위 쥔 민주…尹 향한 공세 수위 높인다
법사·운영위원장에 '강성 친명' 정청래-박찬대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신속 추진할 듯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쟁점 상임위 11곳의 위원장 자리를 확보하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 채상병 특검법부터 방송3법, 민생회복지원금 등 당론으로 정한 법안을 속도감있게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다룰 특검법 추진 역시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권 주도로 표결이 진행됐다. 표결 결과 △법사위 정청래 △운영위 박찬대 △교육위 김영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최민희 △행정안전위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어기구 △보건복지위 박주민 △환경노동위 안호영 △국토교통위 맹성규 △예산결산특별위 박정 의원 등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22대 개원 이전부터 법사위와 운영위의 위원장 자리는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친명(친이재명)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원내대표가 각각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에 오르며 민주당은 막강한 대여 공격 진용을 갖추게 됐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체계자구 심사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어 다수당인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활용하지 않고도 마음먹은 대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운영위도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청문회와 국정조사에 집중할 수 있다. 과방위원장 자리에도 친명 최민희 의원이 선출돼 방송3법이나 언론개혁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당선 직후부터 강도높은 입법 속도전을 예고했다. 선출 직후 당선인사에서 정 위원장은 "법사위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법에서 정한 대로, 법대로 운영하겠다"라고 밝혔고, 이어 SNS 글을 통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산적한 현안이 많다. 국회법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현명하게 법사위를 운영하겠다.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에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 뉴스공장'에 출연해 "중요한 법안은 올해 안에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역풍에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하게, 국민들이 원하는 법을 처리하려면 강심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임기에서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부터 신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오늘 소위를 만들어야 한다. 김승원 의원이 간사가 될 것인데 즉각 소위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특검법 논의 시기에 대해선 "가장 빠른 시일 안에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격 역시 한층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종결 결정이 나오자 민주당은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22대에서 특검법 재추진하더라도 큰 역풍은 없을 것이라고 대체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온 국민이 명품백 수수 현장을 똑똑히 지켜봤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서 면책했다. 명백한 법률 위반에 처벌 규정까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모르는 척했다. 김건희 특검법 도입의 명분은 더욱 분명해졌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민주당은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도 서둘러 마무리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북한의 오물풍선이나 영일만 시추 사업 등 시급한 현안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3일까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게 원칙"이라며 "13일 본회의를 요청한 상태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열릴 예정"이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어제 구성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법안을 신속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임시회 회기 내에 실시하게 돼 있는 대정부 질문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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