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옷 입은 옛 유령"…바이든, 트럼프 겨냥하며 흑인 표심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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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노예 해방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19일)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한 음악회에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첫해인 2021년 연방 공휴일로 선포한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6월19일)를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흑인 역사가 미국 역사"라며 미국의 각 전쟁 때마다 용감하게 싸운 흑인들의 공로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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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노예 해방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19일)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한 음악회에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첫해인 2021년 연방 공휴일로 선포한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6월19일)를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흑인 역사가 미국 역사"라며 미국의 각 전쟁 때마다 용감하게 싸운 흑인들의 공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새 옷을 입은 옛 유령들이 우리를 과거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흑인 유권자)의 자유를 빼앗고 흑인들의 투표와 흑인들 표의 집계를 더 어렵게 만들고, 기회의 문을 닫고, 다양성과 평등, 포용의 가치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다.
그러나 2020년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공화당이 다수당인 각 주(州) 의회에서 우편투표 등을 어렵게 만드는 입법을 독려한 트럼프 진영을 은근히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명 흑인 음악가들이 흑인 청중 앞에서 공연한 이날 행사에 대해 "백악관 잔디밭이 과거에 이런 적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관련 행사를 앞당겨 개최한 준틴스 데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21년에 지정한 새로운 연방 공휴일이다.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북군의 고든 그랜저 장군이 1865년 6월19일 텍사스주 갤버스턴에 도착해 전쟁과 노예제 종식을 선언한 것이 그 유례다.
원래 이날은 노예해방일(Emancipation Day), 자유의 날(Freedom Day), 흑인독립일(Black Independence Day) 등으로 불리며 지역별로 기념돼왔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연방 공휴일로 지정됐다.
흑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연설을 했고,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칼 앤서니 타운스(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배우 빌리 포터, 토크쇼 진행자 타비스 스밀리 등 흑인 유명 인사들이 자리했다.
백인 경찰관이 무릎으로 짓누르면서 목숨을 잃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한 고(故) 조지 플로이드의 형 필로니스 플로이드도 참석했다.
흑인 유권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당시 현직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미국 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 그룹에서 92%의 지지를 받아 8%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간 흑인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세가 약화 추세를 보인데 이어 11월 대선을 앞두고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쪽으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시에나-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층에서 63% 대 23%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섰지만 2020년의 절대적 우위에 비하면 격차가 좁혀졌다.
'집토끼'의 이탈에 긴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는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다녔던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대학을 찾아 졸업식 연설을 하는 등 최근 흑인 표심에 적극 구애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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