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신세계유니버스, 약속했던 ‘거대 멤버십’ 향방은

조유빈 기자 2024. 6. 11. 12: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회비 인하 프로모션 등으로 가입자 확대…‘진화된 서비스’는 아직
CJ와 협력으로 동력 생길까…CJ ONE 멤버십·콘텐츠와 시너지 기대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신세계의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신세계유니버스)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출범 당시 신세계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모두 아우르는 신세계의 강력한 무기로 여겨졌다. 신세계도 국내에서 가장 '거대한 멤버십'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내건 바 있다.

신세계유니버스는 G마켓과 SSG닷컴 등 계열사 프로모션 등을 통해 가입자를 유의미하게 늘렸지만, 론칭 당시 약속했던 '협업'과 '진화된 서비스'의 결과물은 아직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전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신세계가 CJ와 손을 잡으면서 멤버십 혜택을 공유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양사의 시너지가 신세계유니버스에 동력을 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6월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가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락인 효과 있었다…G마켓·SSG닷컴 등으로 가입자 확보

신세계유니버스가 출범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신세계유니버스는 SSG닷컴, G마켓,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이미 입지를 굳힌 신세계의 온·오프라인 계열사들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세계 계열사를 이용하는 하루 평균 고객이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될 정도로, 유니버스의 구성원들이 이미 보유한 힘은 막강했다. 신세계는 여기에 그룹 외부 협력사와의 협력을 더해 신세계유니버스를 국내 최대 규모의 멤버십 연합체로 만든다는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소비자를 잡아두는 '락인 효과'는 신세계유니버스를 통해 일정 부분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가 올해 초 '신세계유니버스의 6개월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회원의 월평균 구매 금액은 비회원보다 약 30% 많았고, 회원들은 평균 3개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멤버십을 가입한 채널이 아닌 다른 채널을 이용하는 교차 이용 비중도 멤버십 출시 초반 50일과 대비했을 때 최대 50% 증가했다.

락인 효과를 확인한 신세계는 계열사 프로모션을 통해 신세계유니버스 가입자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1주년을 맞아 모객 역할을 수행할 주력 채널로는 G마켓과 SSG닷컴이 지목됐다. G마켓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전후해 '연회비 4900원' 프로모션을 내걸었고, SSG닷컴은 신규 가입자에게 '신세계유니버스 3개월 무료' 혜택을 부여했다.

연회비를 내리니 가입자 수가 올라갔다. G마켓에 따르면, 이번 행사를 통해 가입한 회원 수는 지난해 11월 행사 대비 2.6배 증가했다. 최근 연회비 인하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로 연장한 것도 이 같은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와 CJ는 지난 5일 MOU를 맺고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상품, 미디어 콘텐츠 등에서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김홍기 CJ 대표(왼쪽)와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신세계그룹 제공

"양사 의지가 중요…'보여주기' 아닌 지속적 혜택 내놔야"

그러나 멤버십 론칭 당시 약속했던 '진화된 서비스'와 '협업'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신세계는 통신과 항공, 금융 등으로 유니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가시적인 것은 금융사 토스와의 협업뿐이다. 이로 인해 토스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신세계유니버스 구독을 시작할 수 있고, 계열사 캐시나 포인트도 조회할 수 있다. KT, 대한항공 등과는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제휴 혜택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신세계가 CJ와 MOU를 맺고 유통, 물류, 미디어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신세계유니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양사는 물류와 상품 개발뿐 아니라 미디어 사업, 콘텐츠 분야 등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고, 멤버십 혜택도 공유하기로 했다. 신세계 포인트, 신세계유니버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와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CJ가 다양한 적립처와 사용처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를 통해 신세계유니버스의 혜택이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양강의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 쿠팡, 네이버와 달리, '콘텐츠' 혜택이 없었던 신세계유니버스를 CJ의 콘텐츠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CJ 역시 OTT, 영화관 등에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 '윈윈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신세계유니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모객'과 '락인' 두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며 "영상 콘텐츠에 강점이 있고, 티빙·CGV 등을 운영하고 있는 CJ와의 협업은 신세계유니버스의 멤버십 혜택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회원 수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을 쏟아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지하려면 구독의 '지속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보여주기식' 협업이 아니라, 실제로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멤버십의 혜택을 확대하고 지속하는 양사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