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만든 효자 IT… 고금리에 내수는 부진 장기화"
5월 수출 11.7% 증가…무역흑자 49억6000만달러
고금리 영향…소매판매액 2.6% 줄며 감소세 지속
물가상승률 2.7%로 내렸지만, 대출 연체 늘어
최근 한국 경제가 수출 호조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6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일시적 생산 둔화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가운데, 수출 회복세도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밝혔다.
4월 산업생산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전월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종전 0.1%에서 3.1%로 증가 폭을 키웠다. 광공업생산은 1.0%에서 6.1%로 늘었다. 자동차는 9.2% 감소에서 3.4% 증가로 반등했다. 반도체도 22.3%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서비스업생산도 0.9%에서 2.0%로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계정조정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감소를 부분적으로 만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제조업 출하(3.8%)는 반도체(18.6%)와 전자부품(13.0%)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평균가동률도 71.4%에서 73.5%로 상승했다. 제조업 내수 출하는 0.9%로 낮은 증가세에 그쳤으나,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출하가 1.2%에서 7.9%로 오르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5월 수출(11.7%)은 반도체 등 IT 품목(40.8%)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국가별로는 일평균 기준 미국 수출이 12.9%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 중국 수출도 5.1%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무역수지 흑자는 49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소매판매액(-2.6%)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1.2% 감소했다. 업태별로 온라인 판매를 반영하는 무점포소매는 9.0%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백화점(-9.9%), 전문소매점(-6.4%), 대형마트(-6.0%)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판매는 부진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2.4%), 교육서비스업(-1.1%) 생산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여행 수요 확대로 운수 및 창고업 생산은 13.1% 늘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4로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도 고금리 기조 등에 기인해 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4월 설비투자는 2.3% 감소로 전월(-4.5%)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선행지표인 기계류 수입액도 7.3% 감소에서 17.5% 감소로 그 폭을 키웠다. 운송장비 수입액이 26.1%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4월 건설기성은 0.8%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축부문(0.4%), 토목부분(1.9%) 모두 미약한 증가세에 그쳤다. 건설투자 둔화 흐름은 2022년 말 이후 건설수주 부진이 누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게 KDI 측 분석이다.건설투자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는 2만8000호로 최근 3년 평균(4만1000호)의 69%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수주(41.9%)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계정조정 기준(14조1000억원)으로는 최근 1년 평균(13조9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5월 소비자물가는 상품의 가격 상승세가 3.8%에서 3.2%로 내리며 전월(2.9%)보다 낮은 2.7%의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도 2.3%에서 2.2%로 내렸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의 영향이 반영되며 상승세가 둔화했다.
대출 연체율이 늘고 있으나,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고 KDI는 평가했다. 5월 국고채금리는 3.45%로 전월(3.53%)과 유사했다. 원·달러 환율도 1384.5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3개월 이동평균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55%에서 0.57%로,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에서 0.39%로 모두 장기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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