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리전스, ‘위기의 애플’ 구할 수 있을까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위기에 처한 아이폰을 구원할 수 있을까.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비해 생성형 AI 도입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 하반기 새로 도입하는 AI 기능들이 조만간 출시되는 아이폰16 수요를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판매량은 최근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왔다. 애플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07억5000만달러(약 125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 매출이 1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일부 공장이 문을 닫았던 2020년 이후 가장 급격한 감소세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모든 애플 기기에서 구동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15 시리즈의 프로 모델 이상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태블릿·노트북은 M1 칩 이상을 탑재한 기기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은 사실상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이 된다. 다만 애플 팬들의 ‘물욕’을 자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약 2억7000만대의 아이폰이 지난 4년간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킬러 앱’이기 때문에 아이폰 기기들의 15% 이상이 아이폰 16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점점 길어지는 와중에 생성형 AI는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첫 AI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싱가포르·대만·홍콩·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같은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애플을 제치고 출하량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생성형 AI 기능인 대화·회의 어시스트, 서클 투 서치,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AI가 아이폰의 극적인 판매량 반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애플의 이번 발표가 삼성전자·구글의 온디바이스 AI에 비해 크게 차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실제로 이 같은 비관론 때문에 애플 주가는 이날 2% 가까이 하락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초기 버전의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들은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유도할 킬러 콘텐츠가 부재하다”며 “올해 부정적인 아이폰 출하 전망에 대한 추세 반전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AI 기능이 곧 스마트폰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는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iOS(아이폰 운영체제) 내 다양한 기능이 더 유용해진다면 사용자에 대한 ‘락인’ 효과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부품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의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한다. 아이폰16 시리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이들 기업의 하반기 실적도 상당 부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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