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본듯한 애플AI… “패스트 팔로어 전락”

이예린 기자 2024. 6.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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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intelligence)'를 공개했지만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자칭했던 애플이 차별점을 내세우지 못한 채 AI 시장을 선점한 경쟁사들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행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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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챗GPT 접목 시스템 공개
새로 지원하는 통화녹음 기능
‘갤럭시’는 14년 전부터 지원
대화 맥락 이해하는 챗봇도
이미 제미나이가 선보인 기술
시장 냉담… 애플 주가 2%↓
어떤 기능이 있을까 팀 쿡(왼쪽 두 번째) CEO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신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애플 인텔리전스(intelligence)’를 공개했지만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자칭했던 애플이 차별점을 내세우지 못한 채 AI 시장을 선점한 경쟁사들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행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비관적 반응에 애플 주가는 2% 가까이 떨어졌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제품에 결합한 AI 시스템을 선보였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애플 인텔리전스는 챗GPT와 결합해 기존의 음성 비서 ‘시리’를 강화시켰다고 애플은 밝혔다. 글쓰기와 알림 요약, 이미지 생성 등 작업을 도와주기도 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모든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개인용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며 “우리는 수년 전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 왔으며 생성형 AI는 이를 더욱 새로운 강력한 차원으로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해온 애플이었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독보적인 시도를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평가다. PC 내의 생성형 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코파일럿과 구글 제미나이 워크스페이스에 일찌감치 적용됐다. 스마트폰 내 엣지(온디바이스) AI와 맥락을 이해하는 챗봇도 삼성전자 갤럭시AI와 안드로이드 제미나이가 이미 선보인 기능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가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운영체제(OS) 개편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기존에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지원하지 않던 통화 녹음을 지원키로 했지만 이미 안드로이드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원이 돼 온 기능이다. 맥 OS는 아이폰 화면을 미러링할 수 있고 창을 화면 구석으로 붙이면 적절히 정리해주지만, 이조차도 안드로이드와 윈도에서 기본화된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14년 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1’에서부터 통화 녹음을 지원해 왔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코파일럿과 제미나이, 갤럭시AI와 비교해서도 적용 시기가 상당히 늦다. 애플은 올해 가을 미국으로만 한정해 애플 인텔리전스 영어 버전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외 타국과 타 언어 지원은 내년으로 미뤄 놓고 있다. 경쟁 플랫폼에 비해 1년 이상 늦다.

애플은 AI 지원 기기도 한정했다. 스마트폰은 아이폰15 프로 이상, 아이패드와 맥북은 M1 이상 칩셋을 사용해야 한다. 하위 모델 지원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현시점 최신 모델인 아이폰15 중에서도 프로가 아닌 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까지 갤럭시 AI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은 애플 AI 대전략에 대한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1.91% 내렸다. MS가 0.95%, 구글(알파벳)이 0.5% 상승 마감한 점과 대비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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