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블록딜 해요?"…LG엔솔 주주, '블록딜→급락' 속출에 불안감 증폭

이한림 2024. 6. 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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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사전 공시 의무화 앞두고 LG엔솔 블록딜 여부 관심

국내 증시 상장사들이 모기업의 블록딜 후 주가 급락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금융당국이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내달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사전 공시 의무제 도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주주들 사이에서 '블록딜 주의보'가 이어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3위 LG에너지솔루션 주주들도 예외는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모기업 LG화학이 실적 개선과 사업 확대 등에 쓰일 유동 자금 마련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블록딜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어서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주주들과 온라인 종목 토론방 등에 따르면 "우리도 블록딜 해요?"라는 글이 기존 글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주들은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겁이 난다", "블록딜 전에 탈출해야 하는 거 아니냐", "언제 나올지 몰라서 더 무섭다" 등 '깜짝 블록딜'에 주의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또 한 주주는 "LG화학의 유동성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블록딜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며 우려했다.

LG화학 측은 블록딜 여부에 대해 "현재로썬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지난해 7월 60만원대에서 1년 사이 30만원대까지 내렸고, 사전에 블록딜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도입되기 직전에 일부 상장사들의 블록딜 직후 주가 급락 사례가 속출하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증폭된 모양새다.

실제로 DS단석의 주주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지난달 29일 DS단석 주식 23만4529주를 주당 9만9800원에 블록딜해 234억원의 자금을 확보하자, DS단석 주가는 하루 만에 14.29% 급락했다. 에스엠 역시 하이브가 같은달 28일 단행한 블록딜 이후 이틀 만에 9.70%가 빠졌다.

블록딜은 주요 주주가 시간이나 가격, 물량 등을 미리 정한 뒤 주식을 장외로 대량 매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팩트 DB

아울러 지난달 21일엔 벤처캐피털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에코프로머티의 지분 약 2046억원어치를 블록딜로 매각한 후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12.52% 하락했고,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달 16일 장 마감 후 HD현대중공업 지분 3%에 해당하는 66만3000주를 3497억원에 처분하자 HD현대중공업 주가는 7.33% 떨어졌다.

블록딜 공시 사전 의무화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것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더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상장사 임원이나 지분율 10% 이상인 주요 주주가 발행주식 수 1% 이상을 거래하는 경우 가격이나 수량, 기간 등을 블록딜 시행 시점부터 최소 30~90일 이전까지 공시해야 한다. 위반 시 과징금은 최대 20억원 수준이다. 이에 제도 도입 전에 기업들이 빠르게 블록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상장사가 블록딜 이후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겪을 수 있으나 지분 매매를 통해 모기업이 투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상장사의 사업 등에 투자한다면 해당 종목이 장기적인 우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례로 블록딜 직후 10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내린 DS단석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을 이어가면서 블록딜 전 주가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블록딜 사전 공시가 의무화되면 공시 기간 동안 매매 편향적인 시장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모기업에서 블록딜을 통한 지분 매매를 단행하려 해도 발표 직후 주가가 크게 내린다면 계획했던 만큼 자금 확보를 못 할 가능성도 높다. 블록딜을 할 거면 제도가 마련되기 전에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라면서도 "블록딜 자체가 장중에 주식이 대량으로 풀릴 경우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도 있기 때문에 미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블록딜인 경우에는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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