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해놓고 감사"…회계법인 무더기 '주의'

증선위, 6개 회계법인 조치…"감사인 독립성 위반"
금감원 "회계법인 유지 요건 준수해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회계사 및 가족이 특정 회사 주식을 소유한 상황에서 그 회사의 감사업무를 수행한 사실로 회계법인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특히 내부통제 구축이 미흡했 회사들에는 보다 중한 조치가 취해졌다.

11일 금융당국이 공개한 의결서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회의를 열고 삼정·삼덕·선진·정동회계법인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삼정회계법인의 소속 사원은 비상장회사와 9900만원 가량의 대출 관계가 있었음에도 해당 기간인 2022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있다. 감사인은 소속 사원 또는 그 배우자가 채권 또는 채무 관계에 있는 회사에 대한 감사인이 될 수 없다.

정동회계법인은 소속사원이 상장주식 7700만원어치를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2020 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재발행업무를 수행했다.

삼덕회계법인은 소속 사원 또는 그 배우자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3개 상장사에 대해 감사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선진회계법인도 소속 사원의 배우자가 소유한 주식의 상장사 감사업무를 맡았다.

내부통제 절차 구축이 미흡했다고 판단한 서현·예일회계법인의 위반 수준은 '중과실'로 판단했다. 직무상 주의의무가 현전히 결여됐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임직원 또는 그 배우자가 주식을 갖고 있었던 것을 내부 시스템상 문제로 인해 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알아챘다.

서현, 예일회계법인은 각각 지정 제외 점수 30점과 80점, 당해 회사 감사업무제한,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등 조치를 받았다.

한편 금감원은 감사인의 감사 품질 향상을 위해 상장법인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등록회계법인들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소형 등록회계법인들을 상대로 '감사인 등록 요건'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12개 회계법인 중 10곳에서 다수 부당거래 혐의가 적발됐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나머지 25개 회계법인에 대해 감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감사인 감리 본연의 회계법인들이 감사를 잘 하고 있는지 감사 품질을 들여다보는 것이지만, 금감원은 등록 회계법인 유지 요건 등을 살피는 과정에서 독립성 위반 등 외부감사법 위반 요소가 보이면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조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상장사를 감사할 수 있는 회계법인으로 등록 감사인 41곳이 있다"며 "등록 회계법인은 물적·인적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체제를 구축해 감사인 등록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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