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다가온 무더위…‘찬물’ 찾는 움직임 빨라진 서울
서울 최고기온이 31도에 달했던 11일 오후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위치한 바닥분수인 ‘한글분수’에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옷이 젖는데도 아랑곳 않고 더위를 식히는데 여념이 없었다. 광장을 지나가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사무용품을 사러 잠깐 나왔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라며 “마음 같아선 나도 분수에서 뛰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분수 주변에 탈의실과 건조시설, 평상 등을 오는 7월 중순쯤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업체 선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설치 시기가 다소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와 탈의실 등 개장 시기를 일주일 정도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폭염이 예상되는 올해, 무더위도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이를 이겨내기 위한 ‘찬물’을 찾는 서울시와 자치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배달·택배·퀵서비스·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생수를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6000병 준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2021년부터 진행해 온 ‘이동노동자 생수나눔 공동 캠페인’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캠페인에서는 생수 10만병을 준비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80% 증가하고 최고기온 기준 이상고온현상이 57.8일 기록된 데다 올해도 폭염이 예상돼 규모를 늘렸다.
서울시는 서울시립·구립 노동센터 18곳, 휴이동노동자쉼터 4곳 등 총 27곳에서 생수를 지급한다고 전했다. 생수나눔사업 홈페이지에 게시된 얼음물 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동노동자들은 편한 시간에 해당 장소에 들러 아이스박스에서 생수를 꺼내 마시면 된다. 1인당 하루 생수 1병이 제공된다.
행사 첫날인 12일 오전 10시30분에는 청계천 장통교에서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이 열린다. 생수 총 1000병과 쿨토시, 쿨스카프, 선스틱, 이륜차용 반사스티커, 김서림 방지세트 등 안전용품이 지급된다.
서울 양천구는 관내 분수, 물놀이터 등 수경시설 18곳을 이달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 중 목동 파리공원 바닥분수, 학마을 분수광장, 양천공원 실개천 산책로 등 11곳은 지난달 조기 가동된 상태였다.
지난해 처음 문을 연 1000㎡ 규모의 안양천 가족정원 물놀이장은 다른 물놀이장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 오는 20일에 개장하기로 했다.
은평구도 매바위어린이공원 등 주민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물놀이터 4곳을 예년보다 빠른 오는 29일 개장한다. 29일부터 7월14일까지는 매주 토·일요일에만 문을 열다가, 7월17일부터 8월28일까지는 여름방학을 맞아 매일 운영한다.
광진구는 취약계층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장 무료 이용권을 올해 처음 지급하기로 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의 13세 미만(2011년 7월1일 이후 출생) 어린이와 성인 보호자는 QR코드를 통해 접수하면 문자메시지로 1일권이 지급된다.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광진구 어린이회관을 찾아가 입장권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면 입장할 수 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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