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거대 AI 개발’ 대신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는?
애플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자사 기기 운영체제(OS)에 인공지능(AI) 본격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애플이 강조한 것은 온디바이스(내장형) AI다. 특히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아닌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했다. 구글 등 경쟁자들보다 AI 개발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지각생’ 애플은 왜 이런 전략을 발표한 것일까. 이는 완벽을 추구하는 애플의 철학과 개인정보보호(프라이버시)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벽함에 대한 집착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한때는 AI 분야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비서 시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2022년 챗GPT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당시 애플도 소규모 팀을 꾸려 챗GPT에 대항할 제품을 개발해왔다. 초기 AI 기술을 애플 아이폰 기능에 충분히 도입할 수 있었지만, 애플은 오픈AI나 구글이 자신들보다 앞서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자보다 더 나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 바로 도입을 안 했다는 것이다. 또한 오류가 발생하는 챗봇 서비스를 내놓았다가 평판이 훼손될 걸 우려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은 오랫동안 제품 출시에 있어 완벽함을 자랑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AI 모델에서는 완벽한 제품 출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AI가 거짓 정보를 마치 진짜인 것처럼 말하는 환각 현상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페드로 도밍고스 워싱턴대 컴퓨터과학과 명예교수는 WSJ에 “AI에 100% 정확도란 없다”라고 말했다.
기존 자사의 AI 비서 시리에 더해 오픈AI의 LLM을 채택한 것은 일종의 아웃소싱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챗봇 기능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애플은 부정확성과 환각을 포함한 (잘못된) 기술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다”라고 했다. 즉 자신들의 생성형 AI 기술이 완벽할때까지 자체 제품을 내놓지 않아 경쟁자들보다 AI가 늦었던 셈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보호 이슈 관리
애플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민감한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AI 기능이 온디바이스 형태로 제공되며 개인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않고도 수행한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개인 기기에서만 구동되기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적다. 애플은 “자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애플의 온디바이스 AI 를 처리해 AI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설정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AI 성능만큼이나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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