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1년 만에 적자…“외국인 투자자 배당 늘어난 영향”

한은, 4월 국제수지 발표
5월부터 흑자 흐름 재개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늘면서 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5월부터는 다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억9천만달러(약 399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11개월째 흑자 행진이 멈췄다. 1∼4월 누적 경상수지는 165억5천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73억3천만달러 적자)과 비교해 238억8천만달러 개선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은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적자에 더해 수입 증가로 인한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 영향이 겹치면서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를 보였다”며 “5월에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전월 대비 크게 확대되고, 4월의 배당 지급 영향도 사라지면서 경상수지가 상당 폭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51억1천만달러 흑자)는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581억7천만달러)은 지난해 4월보다 18.0% 많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54.5%)·석유제품(18.7%)·정보통신기기(16.7%)·승용차(11.4%)가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6.1%), 미국(24.3%) 등지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수입(530억6천만달러)도 1년 전보다 9% 증가했다. 석유제품(23.3%)·가스(21.9%)·원유(17.8%) 등 원자재 수입이 5.5% 늘었고, 반도체(20.2%)·정보통신기기(11.8%)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3.7% 증가했다. 가전제품(26.3%)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 증가율도 8.4%에 이르렀다. 송 부장은 수입 증가에 대해 “3월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원유 도입 단가에 반영됐고, 국내 정유사가 4월 가동률을 늘리면서 원유 수입 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 흑자(18억3천만달러)에서 4월에는 33억7천만달러 큰 폭 적자를 나타냈다. 주로 4월에 국내 기업이 외국인에게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는 일시적 요인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는 35억8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는데, 2021년 4월(44억8천만달러 적자) 이후 3년 만에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송 부장은 “외국 투자자 배당이라는 계절 요인이 사라지면 배당소득수지도 흑자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