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양자컴 가능성 열었다…2차원 '스커미온' 생성·제어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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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전자소자의 재료로 주목받는 입자 '스커미온'을 상온 환경의 2차원 자석 표면에서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자기센싱그룹이 김갑진 KAIST 물리학과 교수팀, 이창구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팀, 임미영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 연구원과 함께 상온의 2차원 자석 표면에서 스커미온을 구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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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전자소자의 재료로 주목받는 입자 '스커미온'을 상온 환경의 2차원 자석 표면에서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3차원에서 구현된 기존 스커미온과 비교해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나타내고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 구현에 용이해 상온 양자컴퓨터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자기센싱그룹이 김갑진 KAIST 물리학과 교수팀, 이창구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팀, 임미영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 연구원과 함께 상온의 2차원 자석 표면에서 스커미온을 구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공개됐다.
스커미온(Skyrmion)은 1961년 영국 물리학자 토니 스커미가 제안한 입자로 방향성을 띤 전자의 물리량인 스핀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독특한 구조체다. 스핀이 갖는 양방향의 자유도를 이용하면 0 또는 1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스커미온을 원하는 위치에 생성·소멸시킬 수 있다면 정보 저장의 기본 단위(bit)로 쓸 수 있다.
스커미온은 외부 환경변화가 있어도 형태나 구조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고 수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작은 크기로 구현할 수 있다. 또 매우 적은 전력으로도 이동할 수 있어 메모리, 논리·통신 소자 등 초저전력·초고성능의 차세대 전자소자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 스커미온 연구는 3차원 자석 위에서 진행됐다. 2017년 2차원 자석이 최초로 보고된 이후 2차원 환경에서도 스커미온 연구가 폭넓게 이뤄졌다.
3차원 자석 표면은 사포처럼 거칠기 때문에 스커미온이 움직일 때 마찰(열)과 잡음 등이 발생한다. 표면이 매끄러운 2차원 자석 위에서는 이런 현상이 적어 스커미온이 더 적은 전력으로 안정적으로 이동한다. 또 2차원에 있는 스커미온은 3차원에서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양자 현상이 극대화돼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제작에 더 용이하다.
연구팀은 상온의 2차원 자석 표면에 매우 미세한 전압과 자기장을 공급해 스커미온을 구현하고 전류를 가해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3차원 스커미온과 비교해 제어에 소비되는 전력이 1000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 크기는 10배 이상 작아져 안정성이나 속도 측면에서도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 3차원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지 1년 만에 2차원 환경에서도 스커미온 생성·제어에 성공했다. 2차원 스커미온의 상온 발현 기술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도 보고됐지만 전기적 제어까지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이번 2차원 스커미온 제어 성공은 상온 큐비트 제작에 활용될 수 있어 초저온 환경에서만 구동하던 기존 양자컴퓨터의 한계를 넘은 '상온 양자컴퓨터' 개발의 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양승모 KRISS 양자자기센싱그룹 선임연구원은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며 초저전력 반도체 소자의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라며 "스커미온 제어 기술을 응용하면 차세대 AI 반도체 소자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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