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늪 日자민당, 도쿄지사 선거운동 "당명 가려서라도"
고이케 現지사 지원으로 가닥 잡아
고이케 '정당색 배제'시 확인단체로
당 이름 가리고 사실상 '스텔스지원'
‘선거 연패’의 늪에 빠진 일본 집권 자민당이 오는 7월 7일 도쿄지사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같은 우파 계열인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지사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다 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후보도 내지 못한 채 ‘부전패’ 불명예를 당하는 것보다 승산이 있으면서 과거 한솥밥을 먹은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패’ 이미지를 벗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고이케 지사의 일부 측근들이 ‘자민당은 오히려 선거 운동에 부정적’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류를 모를 리 없는 자민당은 경우에 따라 ‘자민당’ 이름을 내린 ‘확인단체’로 스텔스지원에 나서는 것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12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도쿄지사 3선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특정 정당에 추천 요청 없이 정당 색을 빼고 선거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이 정치자금 스캔들로 독자 후보를 세우지 못하자 한때 추천 요청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4월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자민당이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자 생각을 바꿨다. 특히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렌호 참의원이 ‘반(反)자민·비(非)고이케’를 내걸고 도쿄지사 출마를 선언한 터라 자민당 추천을 받을 경우 이번 선거가 자신에겐 불리한 ‘여야 대결’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렌호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표명하고 있으나 입헌민주당이 강력 지원하고 있다.
‘정당 색을 빼겠다’는 고이케 지사와 달리 자민당은 ‘고이케 지원’을 결정한 상태다. 자민당 도쿄지부연합회는 전날 도지사 선거 때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가장 큰 이유는 ‘부전패’를 피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3개 지역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2개 지역엔 후보를 내지 못해 부전패 당했고, 텃밭인 시마네1구에서도 야당에 의석을 내줬다. 5월 시즈오카현지사 선거, 6월 도쿄 미나토구청장 선거 역시 자민당 추천 후보의 패배로 끝났다. 선거마다 연전연패를 당하다 보니 ‘선거에서 지는 버릇이 생겼다’는 자조마저 나오는 상황. 7월 도쿄지사 선거에서는 ‘후보는 못 내도 패배 이미지는 벗어야 한다’는 다급함이 고이케 지원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같은 다급함은 ‘고이케의 추천 요청 부재 시’ 대안으로 부상한 ‘확인단체 검토’ 시나리오에서도 드러난다. 확인단체는 쉽게 말해 ‘후보자는 아니지만, 선거 기간 해당 후보 지원 운동을 할 수 있음을 선거 관리기관으로부터 확인받은 단체’다. 이들은 국정선거와 지사선거 등 선거운동기간에 가두 연설 실시나 포스터 게시, 전단지 배포 등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 정당이나 정치단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지원하는 후보자이름 등을 신청해 확인서를 받는 것으로 확인단체가 될 수 있다. 단, 후보자의 이름, 사진을 사용할 수 없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실루엣’이나 ‘유추할 수 있는 문구’를 활용해 지원 활동을 한다. 대부분 ‘OO시를 새롭게 쇄신하는 모임’, ‘여성 단체장을 탄생시키는 OO구민의 모임’ 등 명칭을 달고 선거운동을 한다. 자민당이 확인단체를 설립해 고이케 지원에 나선다면 ‘집권 여당’ 타이틀을 가린 ‘스텔스 지원’, ‘자민 숨기기’가 된다.
이 같은 의욕에 고이케 지사 쪽 한 관계자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도 건방져 보인다”며 “(자민당의) 무서운 끌어안기 작전”이라고 반응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편 NHK는 최근 진행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21%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 10월 기시다 정권 출범 후 최저 기록이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 포인트 오른 60%로 나타났다. 비자금 스캔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자민당이 제안해 지난 6일 중의원(하원)을 통과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정 평가가 60%로 긍정 평가(33%)를 훨씬 웃돌았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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