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는 정말 클럽 월드컵에 불참? 안첼로티발 설화에 FIFA도 당혹

황민국 기자 2024. 6. 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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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레알 마드리드 소셜미디어 화면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내년 클럽 월드컵이 끊임없는 설화에 시달리고 있다. 휴가를 반납해야 하는 선수들의 반발에 이어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보이콧을 선언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발원지였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10일 이탈리아 일간지 ‘일 조르날레’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2025년 6월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FIFA는 6개 대륙 챔피언과 개최국 우승팀을 합쳐 7개팀이 매년 우승을 다투던 클럽 월드컵을 2025년부터 32개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확대 개편했다. 4년마다 우승을 다투는 주요 대회로 위상을 끌어올린 만큼 우승 상금도 파격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러나 안첼로티 감독은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 내년 클럽 월드컵을 보이콧할 것이라 밝혔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가 치르는 한 경기의 가치는 2000만 유로(약 296억원)다. FIFA는 우리에게 이 돈을 한 경기가 아닌 대회 전체에 지급하려고 한다. 당연히 우리 구단에 손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구단 뿐만 아니라 다른 클럽들도 클럽 월드컵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첼로티 감독의 발언이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된 사안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구단은 FIFA가 새롭게 출범시키는 클럽 월드컵 참가에 의문을 품은 적이 없다고 밝힌다. 예정대로 이 대회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안첼로티 감독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 조르날레의 인터뷰에선 내 발언이 의도한 것과 다르게 나왔다”고 해명해야 했다.

다만 이번 발언은 빅클럽들이 클럽 월드컵에 가지고 있는 불만이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페란 소리아노 맨체스터 시티 CEO 역시 클럽 월드컵 참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유럽의 빅클럽들이 비슷한 수위의 발언을 이어간다면 FIFA도 입장이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FIFA는 클럽 월드컵 참가를 꺼리는 선수들을 먼저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지난달 늘어난 국제대회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클럽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할 수 있다고 FIFA에 경고했다.

추춘제인 유럽 축구는 여름철이 선수들이 쉴 수 있는 시기인데, 클럽 월드컵이 이 시기에 열린다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유로, 월드컵, 클럽 월드컵이 이어지면서 3년 연속 휴가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PFA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FIFA에 보낸 서한에서 클럽 월드컵을 강행한다면 다른 대회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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