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는 없었다"…AI 아이폰, 이제 써봐야 안다

배한님 기자 2024. 6. 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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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자체 AI(인공지능)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생성형 AI 기술을 자체 OS(운영체제)에 탑재해 다양한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업계는 이제 아이폰 16 등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이 적용된 기기를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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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24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소개
기존 보도로 알려진 내용…혁신 부재에 업계 실망감
"애플, 원래 신기술에 보수적…에어팟처럼 써봐야 알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새 AI 기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애플이 자체 AI(인공지능)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생성형 AI 기술을 자체 OS(운영체제)에 탑재해 다양한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한 발 나아간 '반전'이 없었던데다, AI 기능의 성능 테스트나 애플의 자체 AI 모델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평이 이어진다. 업계는 이제 아이폰 16 등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이 적용된 기기를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부터 오는 1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생성형 AI 기술이 대거 적용된 새 OS iOS 18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챗GPT-4o를 적용한 음성 AI 비서 '시리(Siri)' △사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통화 녹음 및 요약본 생성 등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강력한 생성형 AI 모델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OS에 심는다"며 "AI는 언어와 이미지, 행동은 물론 개인적인 맥락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음성 대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챗GPT-4o를 적용하면서 정해진 답만 하던 시리가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앞으로 구글의 '제미나이'도 시리와 연동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페더리기 부사장은 "인테리어 조언을 얻기 위해 공간 사진을 찍고 '여기에 어떤 식물이 어울릴까'라고 시리에게 물으면 시리는 사진을 챗GPT에 공유해도 되는 지 물은 뒤, 관련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능은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구현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챗GPT처럼 문서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 질문에 최적화된 답을 정리해준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나 애플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처리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다.

그러나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AI 기술이나 애플의 자체 AI 모델 등 '깜짝' 발표는 없었다. 영화 'HER'처럼 음성으로 대화하는 인공지능을 발표한 오픈AI나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소라', 인터넷 없이 실시간 통번역이 되는 기술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밀려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어서 업계는 이번 WWDC를 놓고 다소 '김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에 애플 주가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이제 애플의 AI 기능을 직접 써보고 판단할 때라고 말한다. '완성도의 애플'로 불리는 애플은 항상 소프트웨어 신기술에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워치나 에어팟 등장 때도 반응이 미적지근했지만, 결국 높은 사용성으로 사람들은 스마트워치와 와이어리스 이어폰을 즐겨 쓰게 됐다"며 "애플이 발표한 AI 기능에 새로운 것이 없고, 아이폰 16에 적용된 AI 기술이 갤럭시 S24와 유사하다 하더라도 결국 사용성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AI폰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내년이나 내후년쯤 AI폰으로의 교체 주기가 크게 올 것인데, 여기서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느냐에 따라 진짜 승부가 결정나지 않겠나"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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