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오겜' 비교 피할 수 없지만 '더 에이트 쇼' 믿었다" (종합) [인터뷰]
[OSEN=연휘선 기자] 배우 이주영이 반년을 매일같이 액션스쿨에 쏟아붓고, 몸을 가꾸며 전력을 다해 '더 에이트 쇼'를 준비했다. 연기와 노력 만큼은 어느 때보다 아끼지 않은 '더 에이트 쇼'에 배우의 확신이 있었다.
이주영은 지난 10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연출 한재림)와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특히 영화 '관상', '더 킹'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의 시리즈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달 17일 8부작으로 공개됐다.
이 가운데 이주영은 '2층' 역을 맡았다. '더 에이트 쇼'의 등장인물들은 '층 수'로만 불린다. 1층(배성우 분), 2층(이주영 분), 3층(류준열 분), 4층(이열음 분), 5층(문정희 분), 6층(박해준 분), 7층(박정민 분), 8층(천우희 분)이 모여 '더 에이트 쇼'를 믿고 보는 연기로 꽉 채운다.
그 중에서도 저층에 속한 2층. 열악한 상황에도 그는 정의감을 잃지 않고 부당한 상황을 참지 않으며 액션도 불사한다. 이주영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고생 많았다'였다"라며 "실제로도 난이도가 높은 작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 공간에 있고, 8명 밖에 안 나와서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했을 때는 뭔가 환기가 되는 요소가 없다 보니 공간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해야 하는 작품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특이한 작품이긴 하다"라고 밝힌 그는 그러면서도 "원작의 너무 팬이었다. 이미 '머니 게임'을 알고 있었다. 유튜브도 본방 챙겨가면서 봤다. 영상으로 그려질 때 대충 어떤 느낌일 거라는 느낌은 조금 있었다. 그래도 웹툰과 유튜브에서는 공간이 심플하고 단순한 구조였다. 저희는 조금 더 다채로웠다. 잔혹동화 같은 느낌도 있고 옷도 콘셉트가 생기고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볼거리가 많았다. 외줄타기 서커스 , 마임, 발차기, 액션, 코코더 이런 것들이 좀 볼거리가 풍성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부심을 밝혔다.
나아가 그는 원작과 '더 에이트 쇼'의 비교에 대해 "일단 너무나 쟁쟁한 배우 분들이 나온다. 인물이 웹툰에서 조금 평면적이었다면 영상화를 통해서 어떻게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지가 재미있었다. 또 잔혹한 부분들이 웹툰에도 있다. 그게 그림으로 볼 때랑 영상으로 보였을 때 임팩트가 다른 것 같기는 하다. 분명히 저희게 더 잔혹한 느낌인데 어떤 리뷰에는 웹툰이 더 잔인하다는 것도 있더라. 원작이 저희 작품의 중요한 뿌리이고 토대가 되긴 했지만 저희는 저희만의 방향성으로 한재림 감독만의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방향성이나 인물들이 어떤 궁지로 몰려서 감정으로 치닫게 되는 점이 비슷하긴 하다. 그런데 그 외에 미술, 공간, 의상 이런 것들이 제일 크게 달랐다. 영상화하면서 조금 더 다채롭고 풍성해졌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영상화 과정에서 삭제된 설정이나 장면도 있었다. 원작에서 2층은 아기엄마였지만 '더 에이트 쇼'에서는 싱글 여성이며, 시나리오상 2층과 3층의 키스씬이 있었지만 삭제됐다. 또한 2층이 '더 에이트 쇼'에 처음 입장하며 유니폼을 입는 과정에서 전신 뒤태 노출 장면을 촬영했지만 편집됐다. 최대한 자극적인 연출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조금 더 압축적으로 정리가 됐다"라고 평한 이주영은 "그런데도 뒷부분으로 갈수록 보기 힘들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그만큼 '더 에이트 쇼'는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실은 난 아니야'라고 말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다. '내가 8층이라면 저렇게 안 할 수 있을까? 나한테 똥받으라고 하면 저렇게 안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들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쇼를 진행하려면 자극이 필요하고, 갈팡질팡할 때 나오는 그런 고민들, 4층처럼 왔다갔다 하는 모습들, 5층의 무기력함, 6층의 폭력성, 그런 것들이 다 우리가 어떻게 보면 언젠가 맞닥뜨릴 수 있는 자기의 모습일 수 있다"아렴 "그래서 각자의 인간성 자체가 까발려진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런 느낌을 바을 것 같더라. 나도 모르게 우리의 악한 느낌을 외면하고 싶지 않나. 그러 부분을 '더 에이트 쇼'가 건드린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회 계급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 세계 이야기일 수도 있다"라고 평했다.
그는 "어떤 지인분이 오물을 1층으로 내려보내는 것을 보고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쓰레기 보내는 상징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1층부터 8층까지 8명이 개개인이 아니라 어느 인간 한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다층적인 면이라고도 생각했다. 비율, 퍼센트의 차이로 어떻게 발달되냐의 차이일 뿐. 그렇게 다양하게 해석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이주영이라면 어떨까. "만약에 또 이걸 참여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상을 했다. 회식 때 '진짜 게임으로 나와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라며 웃은 그는 "실제 저라면 행운의 7을 골랐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춘자는 힘이 센데 저는 힘이 세지가 않다"라고 웃으며 "춘자랑 실제 저랑은 공통점이 분명히 있다. 강강약약이다. '강약약강' 이런 걸 너무 싫어하기도 하고 못 보고 실제로 맞선 적도 많다. 그러면서도 실제 저라면 2번과 4번을 왔다갔다 할 것 같다. 춘자는 너무 화가 많다. 너무 1차원적이라 브레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주영은 "2층 춘자가 조금만 화 좀 덜 내고 감정적이지 않으면 평화가 올 수도 있을 텐데 너무 화만 내니까 처음엔 너무 연기가 힘들었다"라며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좀 더 세게, 더 세게'라는 말이었다. 정말 지겹도록 들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각종 액션에 대해서도 그는 "무술 유단자라고만 돼 있고, 어떤 무술을 했다는 건 정확히 없었다. 액션스쿨에서 연습을 할 때 복싱도 배우고, 태권도 발차기도 배우고 여러가지를 접목해서 배웠다. 대신 감독님이 '너무 잘 짜인 액션 합같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딱떨어지게 하지 않고 누군가 동영상으로 찍은 것 같은 투박한 면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셔서 길거리 싸움도 보고 레퍼런스로 참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액션 장면에서도 얼굴이 많이 등장해야 했던 터. "박해준 선배님과 1대 1 액션 씬이 제일 힘들었다"라고 밝힌 이주영은 "스턴트 대역이 있었지만 80~90% 정도 제가 소화했다. 7월에 촬영하는데 그해 2월부터 액션이 끝날 때까지 매일 같이 트레이닝을 받았다. 학교가듯이 액션스쿨을 갔다. 또 워낙 롱테이크가 많아서 현장에서 세심하게 지도를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극중 머리 서기와 같은 고난도 요가 장면은 이주영의 노력으로 완성된 장면이다. 실제 빈야사 요가 트레이너 자격증이 있는 그는 "쉽지 않은 동작인데 '해냈다'라는 뿌듯함이 컸다"라며 웃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에이트 쇼'의 작품 공개 직후 대중의 반응은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당장 배성우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두고 비판여론이 가시지 않았고, 류준열이 전 연인 혜리, 한소희 사이에서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재림 감독과 이열음의 열애설까지 있었으나 그나마 '사실무근'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을 정도다.
정작 배우들은 이 같은 논란에도 담담했다고. 이주영은 "저희끼리는 '괜찮아?'라며 걱정하기 보다도 '핫이슈가 도대체 몇 명이야?'라며 웃었다. 이런 식으로 농담하며 넘어가기도 했고, 그게 실제 저희 촬영장 텐션이기도 했다. 화보 촬영 때 감독님도 같이 찍는 버전이 있었는데 그 때 하필 자리가 이열음 배우 옆자리였다. '이렇게 앉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하셔서 다같이 웃었고 결국 배우들만 찍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더불어 그는 서바이벌 게임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 시리즈와 비교되는 점에 대해서도 "당연히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다만 '더 에이트 쇼'가 실제 제작은 '오징어 게임'보다 먼저 시도된 바. 이에 이주영은 "제가 원작의 팬이기도 해서 '더 에이트 쇼' 만의 매력을 빋었다. '뭐가 낫다'가 아니라 '각각의 매력'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더 에이트 쇼' 만의 매력은 '리얼함'이다. 우리 사회에도 보이지 않고 언급하진 않지만 계급이 알게 모르게 있다. 저도 그런 걸 너무 회의감 들고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런데 '더 에이트 쇼'는 그걸 '층 수'를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방 크기도 그렇고 그런 것들이 조금 쉬쉬하고 있는 것들을 건드리는 느낌인 것 같다. 진짜 사람들의 민낯을 보게 해서 계속 '나'에 대해서 질문하고 그런 상황이나 어떤 사람의 기질이나 선택들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안 힘든 장면이 없었다"라고 고백한 이주영은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잘 나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라며 담담하게 웃었다. 이에 그는 "'더 에이트 쇼'에 대해 '배우들 모두 연기가 너무 좋았다'는 말들이 남았으면 좋겠다"라며 강한 애착을 보였다.
이미 이주영은 차기작도 촬영 중이다. 다음 작품도 넷플릭스 시리즈로,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감독이 만난 '다 이루어질지니'다. 이주영은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 촬영한 것 같다. '더 에이트 쇼'의 2층 춘자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말도 많고, 자기 표현도 유쾌하게 잘하는 밝은 사람이다. 따뜻하고 인간적이다"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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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최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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