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선수가 10억? 해낼 겁니다" PBA 넘어 韓 GOAT 꿈꾸는 슈퍼맨의 원대한 포부
프로당구(PBA)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남자부를 평정한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 새 시즌을 앞두고 PBA 역대 최고 선수는 물론 한국 당구 전체에 귀감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재호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25시즌 PBA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담담하지만 묵직한 새 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에는 첫 우승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늦게 했다"면서 "올 시즌에는 그것보다 빨리 해야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고, 1승이 첫 목표인데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2시즌 동안 조재호는 PBA 대상을 휩쓸었다. 특히 2022-2023시즌은 투어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조재호는 정규 투어 개막전과 최종전에 왕중왕전까지 석권하며 처음 제정된 PBA 대상 시상식에서 남자부 대상을 받았다.
지난 시즌 조재호는 초반 6개 투어까지 8강 진출 2번에 그치며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았느냐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7차 투어에서 시즌 첫 우승을 달성한 뒤 왕중왕전을 제패했다. PBA 최초 2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에 PBA 대상 수상이라는 역사를 썼다.
사실 지난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조재호는 "2022-2023시즌에 너무 뜻밖의 좋은 성적을 거두어 행복했는데, 올 시즌도 그 기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내 선수들이 우승을 많이 했으면 좋겠고, 그 중 1번 이상은 내가 됐으면 좋겠다"고 살짝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그러더니 정말 1번 이상, 무려 왕중왕전까지 2회 우승에 대상 수상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올 시즌 목표도 어떻게 보면 소박하다. 일단 첫 우승을 거두는 게 목표라는 조재호다. 그러나 이면에는 더 큰 야심을 숨기고 있다. 조재호는 "첫 목표가 1승"이라고 했다. 이를 달성하면 최근 2년처럼 다관왕은 시간 문제나 다름이 없다.
조재호가 밝힌 또 하나의 목표에서 더욱 원대한 포부가 드러난다. 조재호는 PBA 최초의 2년 연속 대상 수상에 대해 "다른 선수가 이걸 깨려면 3년이 걸리는데 내가 만약 3년 연속 수상하면 4년이 걸릴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최초의 3년 연속 대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다관왕, 특히 왕중왕전을 역시 최초로 3년 연속 제패하면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조재호는 본인뿐만 아니라 PBA, 나아가 한국 당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조재호는 지난 시즌까지 PBA 누적 상금 8억 원(8억2200만 원)을 돌파했는데 역대 최초로 10억 원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9억9450만 원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은 현재 PBA를 떠나 있는 상황이고, 누적 상금 3위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는 7억3650만 원으로 10억 원까지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다.
이에 대해 조재호는 "10억이라는 금액 자체가 당구라는 종목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이라면서 "큰 욕심이고 목표인데 올 시즌 꼭 달성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당구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목표를 갖고 할 수 있겠구나'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준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재호는 더 뜻깊은 구상도 하고 있다. 조재호는 "아내와 얘기하는데 좋은 곳에 좋은 일을 하도록 기부할 곳을 찾고 있다"면서 "당구 선수들도 좋은 일을 하는구나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미 조재호는 지난해 구세군을 통해 튀르키예 지진 성금 1000만 원을 쾌척한 바 있다. 조재호는 PBA 진출 이전인 2020년에는 자신의 애장 큐를 자선 경매에 내놔 낙찰된 1150만 원에, 후원사인 유니버설코리아가 850만 원을 더한 성금 2000만 원을 초록우산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초록우산재단은 "한국 당구 선수로는 최초의 기부"라고 밝혔다.
당연히 올 시즌에도 슈퍼맨을 잡기 위한 거센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에 조재호는 "팬들의 응원 가운데 '믿보조(믿고 보는 조재호)'라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지고 있다가 역전해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나 또 역전해서 승리하는 경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은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에 대상 수상까지 PBA를 평정한 조재호. 과연 PBA를 넘어 한국 당구의 GOAT(역대 최고 선수)를 그리는 슈퍼맨의 꿈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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