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돈이 쌈짓돈' 우리은행 다시 덮친 횡령 악몽

이경남 2024. 6. 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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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에서 또다시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적발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를 강력하게 주문했고 우리은행도 스스로 '자정선언'을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금융당국은 2022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이후 추가 횡령, 고객 정보 무단 사용, 홍콩ELS 사태 등 연이은 금융사고가 터질때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연달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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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100억 횡령 발생…2022년 이후 2년만
당국 내부통제 강화 주문·우리은행 자정선언…무용지물
책무구조도 도입 전이지만…경영진에 책임 물을 가능성

지난 2022년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에서 또다시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적발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를 강력하게 주문했고 우리은행도 스스로 '자정선언'을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연이은 횡령 사고와 관련해 현 시점까지는 확실한 책임소재를 묻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이번에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 횡령 악몽 다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경상남도 우리은행 김해 지점에서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이 횡령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횡령했고 이를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손실은 60억원 가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 본부부서 차장급 직원이 약 71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직원은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15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일단 우리은행측은 자체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이번 횡령을 적발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여신감리부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대출의 이상 징후를 확인했고 추가 횡령을 차단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출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고 관련 직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전 직원 교육을 통해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횡령이 발생한 것 자체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검사 인력을 우리은행 김해 지점으로 급파해 현장검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검사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세밀하게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2023년 우리금융지주가 발표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 /그래픽=비즈워치

소 잃고 고쳤던 외양간…소용 없었나

이번 횡령사고로 인해 우리은행은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당국은 2022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이후 추가 횡령, 고객 정보 무단 사용, 홍콩ELS 사태 등 연이은 금융사고가 터질때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연달아 주문했다. 

가장 강력한 방안은 지난해 도입키로 확정한 '책무구조도'도입이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에게 담당하는 직책별로 '책무'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담당 업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때 최종 책임자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사회에 최종 책임을 명시하면서 경영진 전체가 금융사고 발생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책무구조도는 법을 바꾸는 작업이 병행돼야 도입될 수 있는 만큼 올해 7월 3일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횡령사고 발생 이후 스스로 '자정선언'도 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차원에서 자체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내걸었다. 이 방안에는 영업조직에도 내부통제 전담인력 배치, 모든 직원이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갖출 것, 내부자 신고에 최대 10억원의 포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시 우리은행은 "영업 현장에서 개선 수준이 과한 것 이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라고까지 자평했다.▷관련기사 : '외양간 고치는' 우리금융, 포상 10억에 내부통제 이력 의무화도

이처럼 금융당국이 시스템 개선을 연이어 주문했고 우리은행 스스로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거액의 횡령사고가 발생,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경영진에게 강하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책무구조도가 도입되기 전이지만 횡령사고가 빈도가 잦고 그 액수도 크다"라며 "다른 금융회사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이번에는 제재 시 책임소재를 주요 경영진까지 물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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