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투자한 美 테라파워, ‘꿈의 원전’ SMR 공사 돌입

이정구 기자 2024. 6. 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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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실증단지 건설을 시작했다. SMR은 규모가 작고, 물보다 무거운 액체인 나트륨을 냉각제로 사용하며 원전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다시 연료로 쓸 수 있어 ‘꿈의 원전’으로 불리기도 하는 차세대 원전이다. 4세대 SMR 착공에 나선 것은 테라파워가 미국 기업 중 최초다. 국내에선 SK그룹이 2022년 테라파워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원전 기술 기업 테라파워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착공식을 열고 4세대 SMR 실증단지 공사에 돌입했다. 착공식에는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게이츠(왼쪽 넷째)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왼쪽 다섯째),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왼쪽 셋째)가 참석했다./SK

테라파워는 10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실증단지’ 착공식을 열고 4세대 SMR 원자로인 ‘나트륨’을 포함해, 전력 생산 장비 등 기타 제반 공사에 돌입했다. 일종의 ‘파일럿’ 개념으로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버핏이 소유한 전력회사 파시피콥의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안에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345메가와트(㎿)급 단지로 구축된다. 2025년 폐쇄 예정인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인근에 실증 원자로를 설치하고, 생산 효율 등이 검증되면 2030년 상업 운전하는 게 목표다.

SMR은 기존 원전 대비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소형 원전이다. 기존 원전이 용수 문제로 바닷가에 주로 조성되는 것과 달리 부지 규모가 작고 안정성이 높아 도시와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처 인근에도 조성할 수 있는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건설 시간과 비용 모두 기존 원전 대비 대폭 줄일 수 있어 미국은 물론 한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원전 기술 강국들은 SMR 개발 및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는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 김무환 SK㈜ 그린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빌 게이츠는 “이 차세대 발전소가 우리나라(미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이라며 “우리의 경제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더 풍부한 청정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실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무환 SK㈜ 부문장은 “테라파워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 민간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화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며 “향후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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