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 후 2경기 연속 QS…삼성 좌승현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겨울의 자신감, 불펜 경험 바탕으로 한 책임감 “QS+도 하고픈 마음”[스경X인터뷰]
선발 투수의 덕목 중 하나를 꼽으라면 최대한 기복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 아닐까.
설사 슬럼프에 빠진다고 해도 빨리 벗어나 제 궤도에 오르는 것도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 좌완 이승현(22)은 자격을 갖췄다.
4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이승현은 지난 5월 말 2경기 연속 부진했다. 5월23일 KT전에서 5.2이닝 6실점으로 조기 강판하더니 5월29일 키움전에서는 3이닝만에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우연찮게도 함께 선발진에 합류한 이호성 역시 부진에 빠지면서 삼성의 고민도 커졌다.
그러나 이승현은 부진에서 바로 벗어나서 다시 제 궤도에 올랐다. 4일 SS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데 이어 9일 키움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팀이 4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올시즌 이승현의 성적은 9경기 4승3패 평균자책 3.66이다. 자신이 등판한 경기 중 절반은 승리를 올렸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한 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승현은 줄곧 불펜으로만 시즌을 소화하다가 올해는 선발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는 선발 투수로서 맞이한 첫 해에 큰 부침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이승현은 자신이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고 봤다. 그는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이 저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줘서 운동도 많이 하고 몸도 다시 맞춰가면서 준비를 했다”고 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 개인 운동을 할 때 도와준 불펜 포수들도 있다. 이승현은 “쉬는날에도 루틴대로 하려면 월요일에도 운동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나 혼자 나온다고 캐치볼을 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나. 불펜 포수 형들이 시간 내서 미리 나와줘서 도와주고 루틴을 맞춰보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잠시 부진했지만 불안감은 없었다. 이승현은 “내 몸이 더 좋아지면 분명히 결과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마음 속에 단단한 ‘자신감’이 있었던 덕분이다. 이 자신감은 겨울부터 다져온 것이다. 이승현은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스스로는 ‘이정도 했는데 좀 더 좋아져야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이켜봤다. 이번 겨울 유난히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기에 스스로에게도 믿음이 생겼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이승민이 5선발을 꿰차면서 2군에서 올시즌을 맞이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승현은 “내가 못 던졌기 때문에 좌절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2군에서 준비를 잘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고, 오히려 그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2군에서의 시간들이 이승현을 더 단단하게 해줬다. 정대현 2군 감독과 강영식 투수코치는 모두 현역 시절 투수로서 노하우를 많이 쌓은 ‘인생 선배’들이다.
이승현은 “강영식 코치님이 타자와 상대할 때 로케이션을 어떻게 해야할지 말해주며 잡아주셨다”라고 했다. 말수가 많지 않은 정대현 감독은 이승현에게 템포와 리듬을 강조했다. 이승현은 “내가 먼저 안 물어보면 이야기를 잘 안 해주시는데 하나가 기억 났다. 템포, 리듬 등을 중요시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공 던지는 템포나 리듬을 편안하게 맞추려고 했다”고 전했다.
불펜 투수로서의 경험이 책임감을 키웠다. 이승현은 데뷔 후 줄곧 불펜을 지켰다. 대선배인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도 이승현의 이런 경험들이 부진에서 빨리 벗어난 요인이라고 봤다.
이승현은 자신이 빠지면 다른 누군가가 부담을 짊어져야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는 “내가 빠져버리면 중간 투수들이 정말 힘들다.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다고 빠져버리면 팀에게 민폐가 되기 때문에 안 좋아도 경기를 던져야될 수도 있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때문에 언제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픈 마음이 크다. 이승현은 시즌 초반까지는 5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6이닝을 지키면서 최대한 불펜의 소모를 막으려한다. 그는 “항상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싶고 멀리 보면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해보고 싶다. 이닝을 많이 던지면 나도 좋고 팀에게도 좋다”고 했다.
이제는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이 다가온다. 이승현은 “아직은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다.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다”며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밸런스가 잘 잡혀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제나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선발 투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이승현은 “몸 컨디션이 왔다갔다 하면서 스피드도 조금 오르내리는데 이런 부분에서 기복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고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발 투수로서의 덕목을 최대한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보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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