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위암 38%, 치료 포기...치료받은 2만여명 예후는?

최지현 2024. 6. 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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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표준치료법 모두 사망위험 낮춰...NECA서 과학적 근거 확인
국내에서 노인 암환자가 치료를 결정할 때 참고할 만한 정보나 자료, 관련 연구가 크게 부족하다. 이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네카)은 노인 암환자의 치료 현황과 치료 효과, 안전성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5세 이상 노인 위암 환자 3명 중 1명 꼴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요 표준치료법에서 모두 위암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확인했다.

이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네카)이 위암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현황과 치료 효과, 안전성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앞서 지난해 네카는 폐암, 결장암, 간암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분석 연구를 발표했다.

이런 연구는 고령화에 따라 국내 노인 암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문제는 이들 환자가 치료를 결정할 때 참고할 만한 정보나 자료, 관련 연구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 실제로 노인 암환자에게 맞춰진 국내 표준 진료지침 또한 여전히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위암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주요 암종이다. 2021년 새로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10%가량을 차지하며 발생률은 10만명당 57.2명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선 세 번째로 많이 진단되며, 발생률은 10만명당 189.3명 수준이다.

연구책임자인 박동아 네카 선임연구위원은 "75세 이상 고령의 위암환자가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자료를 분석해 시의적절하게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개 표준치료법 모두 사망위험 낮춰

네카와 국립암센터 연구진은 2014~2019년 진단과 치료를 받은 75세 이상 위암 환자 3만6099명의 국가암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환자의 37.6%가 위암을 진단받은 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 대체로 위에서 먼 부위까지 종양이 전이(원발전이위암, 65.9%)되거나 위 주변 장기나 조직에 일부 전이가 진행 중(국소진행위암, 32.4%)인 환자들이었다.

반면, 위암치료를 받은 노인 환자들은 △위절제술 34.5% △조기위암 내시경치료(ESD·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 23.1% △항암화학요법 4.3% △방사선치료 0.5% 순으로 첫 치료를 진행했다. 이들 4개 치료법은 국내에서 위암 환자의 표준치료법으로 활용된다.

이 중 △암이 위에만 있는 환자(국한위암)는 대체로 내시경치료(41.8%)를 △국소진행 환자는 위절제술(63.1%)을 △원발전이 환자는 항암화학치료(22.1%)를 첫 치료로 이용했다.

적절히 치료를 받은 노인 환자의 사망 위험은 유의미하게 낮았다. 당연한 결론처럼 보이지만, 과학적인 통계로 이를 확실하게 확인한 연구는 이전에 거의 없었다.

국한위암 환자에서 내시경치료와 수술을 받은 노인 환자의 사망 위험은 비치료군보다 각각 0.15배, 0.25배 낮았다. 수술을 받은 국소진행 위암 환자 역시 비치료군보다 사망위험이 0.24배 낮았다. 다만, 위암 진행 정도가 가장 심한 원발전이 단계에선 사망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지만, 생존기간 차이는 6개월 정도였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최귀선 국립암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국가 단위 보건의료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첫 성과"라면서 "위암 고령환자의 전반적인 의료이용 현황과 함께 치료 예후에 대한 근거까지 창출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75세 이상 위암 환자의 첫 치료법 이용 분표율(위, 단위: %)과 75세 이상 위암 환자의 첫 치료법별 생존 곡선(그래프 위치가 높을수록 해당 추적기간 동안 생존할 확률이 높음을 의미) [자료=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고령 환자 대상 내시경치료(ESD) 유효성도 분석

한편, 이번 연구는 노인 위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내시경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처음 확인했다. 내시경 치료는 비교적 최근인 2000년대 초반부터 도입된 후 2011년부터 국민건강보험 급여화가 시작됐다. 도입 초반 유효성 논란이 있었으나, 전체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치료 효과를 입증한 상태다.

65세 미만 위암 환자에선 두 치료법 사이의 사망 위험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노인 환자에게선 내시경 치료를 첫 치료법으로 받으면 사망 위험도가 소폭 낮았다. 다만, 종양의 전이 정도에 따라 예후의 차이는 있었다. 암세포가 위 점막층과 점막하층 정도로 전이(국한위암)된 고령 환자는 내시경 치료가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재태 네카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위암 고령환자의 치료 결정 시 주요하게 고려되는 ESD와 수술 치료에 대한 국가 단위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에도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다음 링크(https://www.neca.re.kr/lay1/program/S1T11C145/report/view.do?seq=362)에서 연구보고서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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