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에 등장한 작두...무엇에 쓰는 물건인가[국회 풍경]
국회 본회의장에 작두가 등장했다.
대부분 법안처리의 경우는 의원들은 단말기로 전자 투표를 한다. 결과도 수 초면 대형 전광판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야 합의되지 않은 상임위원장 투표는 투표방식이 다르다.
전자 투표 대신 일일이 상임위원장 이름을 수기로 적어 무기명투표를 해야 한다. 따라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다수 득표자를 상임위원장 당선자로 정하는 과정은 꽤 긴 시간이 걸린다.
상임위원장 이름을 일일이 손으로 써서 투표하고 이후에 상임위원회별로 작두로 투표지를 잘라 분류한다. 국회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 등 이번에 야당이 제출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투표용지를 11쪽으로 나눠서 손으로 세고 최종적으로 개수기로 확인해 개별 봉투에 밀봉한다.
개표 절차를 종료하기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투표에 참여한 의원들조차도 투개표 방식에 의아함을 표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21세기에 웬 작두냐”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회 운영위원장에 박찬대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에 정청래 의원, 교육위원장에 김영호 의원,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에 최민희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신정훈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전재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어기구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는 박주민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는 안호영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에는 맹성규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는 박정 의원이 뽑혔다.
선출된 11명의 상임위원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야당이 국회의장·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을 모두 가져간 사례 역시 헌정사상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전체 야당소속 의원 192명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제외한 191명이 투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이자 이재명 방탄을 위한 일방적 원 구성”이라고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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