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용서못해” 아일릿 소속사, 표절 반박 영상 공개 후 역풍

그룹 아일릿. /뉴시스

그룹 아일릿의 소속사 빌리프랩 측이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제기한 ‘뉴진스 표절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문과 영상을 공개한 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제대로 된 해명이 아니다” “엔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네티즌의 눈초리는 여전히 싸늘하다.

빌리프랩 측은 10일 유튜브 채널 ‘빌리프랩 어나운스먼트’를 통해 “표절 주장에 대한 빌리프랩의 입장”이라는 27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아일릿을 언급한 것과 관련 “아티스트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언급을 최소화해야 했다. 그런 식의 주장은 좌표를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을 지지하고 본인의 생각에 동의하는 아이돌 팬들에게 아일릿을 비난하고 욕하라고 지시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업계에서 오래 일한 분이 이런 식의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례적인 일이 특정한 개인(민 대표)의 사리사욕을 위한 허황된 주장에서 시작됐다는 게 용서하기 어렵다”고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대표는 민 대표 측이 보낸 메일을 공개했다. 이 메일에서 어도어는 “마케팅, 등장 방식, 크레딧 표기 방식 등 뉴진스의 것을 베꼈다”고 주장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이에 대해 “특정한 콘셉트에서 성공한 선배 뒤에 데뷔하는 팀들이 가져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뉴진스를 만들었던 민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이 했던 것과 유사성을 찾아내고, 베낀 거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전혀 그런 바가 없다”고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짭’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돈을 쓰는 투자자는 제정신은 아닐 것”이라며 “뉴진스를 의식한 데뷔 계획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빌리프랩은 작년 만들었던 ‘브랜드 전략 걸그룹 기획안’ 일부도 공개했다. 해당 페이지 등에는 “우리의 출발점이자 과제: 우리만의 포지셔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NOT 뉴진스. NOT 블랙핑크. NOT 아이브” “SUPER (REAL) ME. 어른들이 만든 환상 속 소녀가 아닌 미완성인 오늘을 사랑하는 소녀” 등의 간단한 글귀만 담겼다.

빌리프랩은 또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민 대표가 자신의 사익을 위해 무고한 신인 그룹을 희생양 삼았다”며 " K-POP 역사에 남을 놀라운 데뷔 성과를 만들고도 그동안 표절의 멍에를 짊어지고 숨죽여 온 아티스트와 빌리프랩 구성원, 참여 크리에이터들의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금일 추가로 제기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룹 아일릿. /뉴시스

하지만 이 같은 빌리프랩의 대응에도 여전히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는 민 대표나 뉴진스에 우호적인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나타나는 반응이 아니다. 빌리프랩 채널에 달린 댓글을 ‘추천순’으로 나열하기만 해도 비판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뜨는 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여부를 떠나서’? 아니 그걸 왜 안 따지나. 진심 웃기다”라는 댓글이다. 해당 댓글은 7600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또 “진정으로 표절 아닌 걸 증명하고 싶다면 기획단계의 콘티나 구상한 스케치, 참고한 이미지 정도는 들고와서 반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댓글도 1000개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또한 “해명은커녕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하는 내용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발표”라는 의견을 냈다.

일부는 빌리프랩 측이 뉴진스와 아일릿의 한복 화보 유사성을 반박하며 내세운 다른 그룹의 사진 색감을 자의적으로 보정했다고도 지적했다. 원본은 원색의 밝고 쨍한 색감인데, 뉴진스‧아일릿 한복 사진과 비슷하게 파스텔톤의 뿌연 색감으로 추가 보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거 혹시 민희진 포트폴리오 홍보영상인가” “핵심을 모르나? 뉴진스를 보면서 블핑이 생각나지 않았는데, 아일릿은 보자마자 뉴진스가 생각났다고. 엔터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걸 모르면 어떡하나” “아일릿에도 전혀 도움 안 되는 영상” 등의 반응이 나왔다.